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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4_책과노니는]학교사서들 '힐링'비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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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4_책과노니는]학교사서들 '힐링'비결이요?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8.26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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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고척도서관, 오후 5시30분에 시작한 독서모임 "책과 노니는"은 저녁 8시가 넘었지만 열띤 토론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회원들은 각자 준비해 온 추천도서와 비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양질의 전집이 할인판매한다는 따끈한 정보와 인기도서가 1,2,3... 시리즈 도서를 내게 된 배경 등 비하인드 스토리, 요즘 '아빠'를 주제로 한 도서가 많이 출판되는 이유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남태옥 씨(43, 세곡초)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도서를 서로 선정해서 오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지고 더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학교 사서선생님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지난 4년 전 시립 고척도서관 주관으로 열린 제 1회 구로지역 학교도서관 사서협의회 모임이 발단이 되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 혼자 일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연계성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모임을 갖다보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꾸준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느낀 거죠." 창단 멤버 이금화 씨(44, 덕의초)는 공유할 부분도 많고, 서로 조언도 해주고, 무엇보다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고 강조했다.

"모임이 없어도 SNS 등을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요. 얼마 전 난감한 일이 있어 SOS를 쳤을 때 임문주 선생님이 달려와 주셔서 몇 날 며칠 걸릴 일을 잘 해결한 적이 있어요."

도서관에서 독서캠프를 열면 보통 15~20명의 학생을 사서 혼자 감당해야하는데 그 때도 회원들이 서로 품앗이처럼 도와주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고척도서관에 나와 저학년 대상 독서프로그램 지원 등 봉사를 하거나, 각 학교를 투어하면서 피드백을 해주거나, 좋은 시스템은 배워오기도 한다. 또 잘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을 찾아가 벤치마킹을 하거나, 함께 연수를 가는 등 사서로서의 자기개발에 최선을 다한다.

학교도서관 근무 8년차인 서정초 차윤숙 씨(45)는 "창의적 독서지도나 독후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사실 모임에서 배우는 게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 "저는 자주 오는 아이들에게 그 아이에 맞고, 학년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걸 좋아해요. 책은 그 안에서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 많아요. 나 자신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바로 독서니까요."

1학년 때부터 그림책만 한 권씩 빌려가던 여자아이가 어느 덧 4학년이 되어 자기가 좋아하고 배우고 싶은 도서를 찾아 보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가 설계도나 건축관련 도서를 관심있게 보는 등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볼 때 차윤숙 씨는 큰 보람을 느낀다.

일대일로는 포근하게, 많은 아이들이 모였을 땐 자신만의 카리스마로 효율적인 도서관 사용을 유도하는 심은향 씨(46, 도신초)는 "사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과 오픈마인드"라고 말했다.

"사서가 되고 싶다는 제자가 고등학생이 되어 찾아온 적이 있어요. 자신이 감동깊게 본 책이라며 책선물을 하는데 뿌듯하더라고요." 남완이 씨(47, 고산초)는 도서관 관리는 꼼꼼하게 잘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 즈음 모임을 함께 하다보니 서로 연구도 같이 하고, 도서관 업무도 수월해져 자신이 모임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임문주 씨(42, 오정초)가 추구하는 도서관은 이런 곳이다. "도서관은 정보를 전달하고 책을 빌려주는 곳 이전에 아이들의 숨쉬는 휴식처예요. 책을 읽지 않아도 숙제만 하고 가도, 또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 속상하고, 친구와 싸우고 와도 하소연을 하고 갈 수 있는 힐링공간이요."

그리고 양서를 고르는 팁으로는 다독도 좋지만 살면서 평생 기억에 남을 몇 권의 책을 반복해서 천천히 읽는 것도 참 좋다, 특히 그림책은 그림 하나하나 꼼꼼히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의 소리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윤문선 회장(46, 고원초)은 모임의 가장 큰 결실은 '교과연계도서를 찾고 연구해 책으로 엮은 일이라며 "앞으로 그림책, 역사책 등 주제별로 연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구로구 초등학교 사서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다음카페에서 "책과 노니는"을 검색하면 된다.

■ 회  원
     차윤숙  윤문선  남완이
     남태옥  심은향  김나리
     이금화  임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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