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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3]신도림 산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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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3]신도림 산길로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8.16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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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만나니 사람도 밥맛도 '꿀맛'

'신도림 산길로'는 정회원제도 아니고, 월회비가 별도로 없는 산악회다. 오랫동안 산악회 활동을 해왔던 김종우 회장(50)은 7년 전 지역주민과 의기투합해 '신도림 산길로'라는 산악회를 결성했다.

"월회비 제도를 만들면 산행을 하지 않는 달에도 회비를 내야하고, 회원제를 만들면 아무나 참여할 수 없잖아요. 그런 부담에서 자유로운 산악회가 되고 싶어 이런 제도를 과감히 없앴어요." 당일 참가비 2만5천원만 내면 식사나 차량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열 명 내외의 소규모 모임에서 야유회를 대신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오전7시, 대림 3차 아파트 앞에서 모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상관없이 출발한다. 임원들의 보이지 않는 준비로 회원들은 도시락 준비를 따로 하지 않고 오로지 등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서문원 고문은 비상약, 산행 준비물을 챙기고, 이영이 총무(56)는 당일 아침과 점심 재료를 준비한다.

덕분에 아침은 가는 도중 휴게소에서 휴대용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해 먹고, 목적지에서 산행을 하는 동안 서문원 고문, 이영이 총무는 미리 장소를 섭외해놓고 회원들을 위한 점심을 맛있게 준비한다.

복날엔 삼계탕을, 겨울엔 김치찌개, 때론 현지에서 토종흑돼지를 잡아 삶아 먹기도 하고, 삼겹살을 굽기도 한다. 이영이 총무는 회원들을 챙기고, 회원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 줄도 모른다고 말한다.

"작년에 36년 만에 큰 눈이 왔다는 정동진 산행에서는 올라가다가 길이 없어서 돌아올 정도였어요. 1m가 넘었으니까요. 가다 돌아오는 한이 있어도 저희는 출발합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 날, 손이 얼어가면서도 산에서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에요."

한 번은 남원 봉황산에 오를 때의 일이다. 열심히 식사를 하는 데 옆에서는 익산에서 온 마한산악회원들이 음식이 모자라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같이 나누어 먹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 뒤, 강원 영월산행에 마한산악회가 동반등산을 자청했어요. 지난 번 진 빚을 갚겠다며 토종닭 60마리를 가져와 끓여 먹었죠. 그 뒤로 자매결연을 맺었답니다." 김종우 회장은 우연히 만난 산악회원들과도 친해져 서로 교류하는데 같은 산악회에서 몇 년 째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고, 한 솥밥을 먹는 산길로 회원들의 끈끈한 우애는 말할 것도 없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서로 알아가고, 소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의 모습을 띠는 거 같아요. 동네에서 만나도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죠. 지난 달에 왜 안 나왔는지 묻고 대답하다보면 서로의 상황도 알게 되고 대화에 물꼬가 트이니까 좀 더 친밀해질 수 있거든요."

녹색새마을운동 구로구 신도림동 본부장, 구로구 신도림동 청소년선도위원회 회장, 구로경찰서 시민경찰협의회 부회장, 직장새마을구로구협의회 회장 등 지역을 위해 활동해 온 김종우 회장(50)은 "신도림 산길로가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참여 문의 010-9408-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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