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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6]캠프로 한뼘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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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6]캠프로 한뼘 '쑥쑥'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3.08.12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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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름이다. 긴 장마도 끝나고 불볕더위가 쨍쨍 쏟아지는 여름이다. 지역아동센터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아침부터 땀을 흘리고 있다. 여름의 백미는 휴가인 만큼 구로관내 지역아동센터들은 벌써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캠프와 여행을 다니고 있다.

파랑새도 벌써 두 번의 캠프를 다녀왔다. 모두가 자연을 찾아 나선 길이다. 자연을 찾는 캠프는 차라리 아무런 프로그램이 없는 편이 낫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하루 종일 지루한 줄 모른다. 작은 개울이나 개구리가 숨어 있는 수풀은 아이들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아이들이 이렇게 '환장'을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파랑새가 있는 구로동 주변은 학교를 가기 전에는 맨땅을 거의 구경할 수 없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아 화단에서나 감질나게 흙 구경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구로동은 자연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그런 와중에 단연코 압권을 이룬 여행은 개봉동에 소재한 영문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 휴카페 담쟁이넝쿨을 이용하던 일부 청소년들이 떠난 영국여행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18일 대장정에 올라 8월 5일 귀국했다. 1년여에 걸친 세심한 준비와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치밀함이 뒷받침되어 일정을 잘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SNS를 통해 전해져오고 있다. SNS를 보면 런던을 비롯해 영국 곳곳을 다니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구로 아이들의 늠름한 모습과 인솔자 박은성 목사의 행복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영국탐험대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하더라도 정말 실현 가능할까 의구심이 없지 않았지만, 계획대로 실행에 올리는 박 목사님의 의지에 이제는 감탄스럽기만 하다. 물론 누구에게나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너무도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지만,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데리고 꿈을 심어주기 위해 그런 여행을 나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소식에는 여행 중인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의 조짐들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전해오기도 하셔서 돌아오면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듣게 될까 설레는 마음이다.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에게도 캠프는 절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온 종일 볼 수 있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그런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힘들지만 포기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그러나 요즘은 주5일제 수업으로 학기 중에 휴업 일들이 많아 방학 자체가 짧아진 탓도 있고, 학교도 방학 중에 여러 가지 방과 후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다보니 센터 아이들을 데리고 맘 편히 캠프를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각 센터들은 각기 캠프를 떠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매년 KT&G 복지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1박 2일의 독서캠프를 어김없이 진행한다. 한 해 동안 KT&G 복지재단에서 제공한 도서를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이 읽은 후 연령대별로 독서경연대회를 캠프를 가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독서캠프는 모든 진행을 각 센터의 실무자들이 힘을 합쳐 진행함으로써 구로구 지역아동센터들의 색다른 전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아동들은 모두가 구로에 함께 살며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함께 꿈과 희망을 일구어가는 공동체성을 함께 확인하게 되기도 한다.

좁고 더운 집과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와 단조로운 회색빛 콘크리트의 풍광을 벗어나 대자연 속 활기에 아이들이 한층 영글어질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도 길에 오른다. 이른 아침에 올망졸망 캠프길에 나서는 아이들을 보시면 한 번 활짝 웃어주시라. 그들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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