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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가정경제 47] '빚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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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가정경제 47] '빚 권하는 사회'
  • 구로타임즈
  • 승인 2012.07.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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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정말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빚'이란 것은 개인에게나 정부에게나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좋지도 않은 것을 왜 이렇게 많이 쌓아놓게 된 것인가요? 개인의 잘못뿐인가요?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일 것 같이 생각되지만 사실 이지경이 되기 전까지는 금융회사와 기업에게는 국민들이 빚을 많이 끌어다 쓰는 것이 잇속에 맞았던 것입니다.

 ■ 모르면 늘 당하는 반 쪽 이야기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기를 쓰고 돈을 모으려고 애써왔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자본주의 사회라고만 알고 있다면 세상에 대해 반밖에 모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그 반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내 주머니엔 항상 돈이 부족했고 다른 누군가는 계속 돈을 빨아드렸습니다. 그 반쪽을 우리는 왜 알지 못했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알게 되면 이득을 보는 쪽이 불리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말하면 모르고 있는 우리가 불리한 상태에 있었던 것이죠.


 ■ 과잉생산사회
 몰라서 늘 당하던 그 반쪽이란 '과잉생산사회'라는 것입니다. '과잉생산'이란, 많이 생산했으니 넉넉하게 가져다 쓰라는 뜻이 아니라, 굳이 없어도 그만인 것들을, 당신이 일해서 번 돈보다 더 비싼 가격에, 많이 생산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들의 구매능력보다 비싼 것을 생산했으니 그걸 팔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들의 탐욕을 조장해서 그걸 갖고 싶게 만들고 빚을 내서라도 사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좋은 말로 '마케팅' 혹은 '광고'라고 하는데 우리의 주머니를 열려고 철저하게 준비한 마술 같은 것입니다.


 ■ 과잉생산사회와 금융의 만남
 과잉생산사회가 '금융'을 만나면서 이 사회는 빚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왜 그런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번 돈 보다 더 비싼 것을 팔아먹으려면, 즉 사야 할 물건보다 돈이 부족하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이 때 등장하는 것이 현금서비스, 할부, 대출, 리볼빙 등. 바로 '금융'입니다. 우리는 금융이란 '저축'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건 착각이었습니다.


 ■ '금융의 정의'를 검색해보세요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금융의 정의'를 검색해보면 놀랍게도 거기엔 '저축'이란 뜻은 없고 '돈놀이'라는 뜻만 있습니다. 금융은 우리로 하여금 저축이 아니라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비하도록 돈을 빌려주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꾸 빚을 권합니다. 집, 자동차, 아이들 교육, 심지어 끼니 해결까지. 나도 모르게 빚 없이는 못사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세뇌라도 당한 걸까요?


 ■ 모르면 돈 벌어도 헛고생
 금융이 돈놀이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기업의 돈벌이는 더 잘 되고 금융회사도 '이자'라는 자기 잇속을 채우게 됩니다. 이처럼 과잉생산사회에서 기업과 금융회사가 한 통속이 되어서 빚 권하는 사회를 만든 것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여서 돈을 벌게 만들었지만 '과잉생산사회 '여서 번 돈을 다 써버리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일해도 주머니에 남는 돈이 없고 빚만 남게 된 것이죠. 만일 빚을 다 갚았다고 해도, '과잉생산사회'의 속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빚을 내서 남 좋은 일만 하고 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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