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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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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 어용 (항동 주민)
  • 승인 2012.05.07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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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님께.
 임대주택 8만호 건설이라는 서민복지주택정책을 접하면서 시민운동의 대부다운 서민위주 주택정책의 결정판이고, 시민들의 시대적 욕구와 흐름을 잘 읽어낸 주택복지정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의 서민복지주택정책에 따라 항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주택건설사업 변경을 하면 임대주택이 대폭 늘어 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습니다. 당해 지구 내에 이주단지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는 원주민입장에서는 임대주택 가구 수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님께서 판단하신 서민위주의 주택정책이 시대적인 흐름이라 생각하고 당해 지구 내의 주민들 모두 시장님의 정책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당해지구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일(2010.3.31.) 이후에 시행사인 SH공사와 주민들이 이주대책문제로 피곤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2년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가옥주들의 이주대책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세입자들의 이주대책 논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당해 지구 보상이 늦어질 것이라는 매스컴기사를 접하면서 주민들은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지난 1971년 유신시대에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으로 말미암아 40년에 걸친 재산권행사 제약과 주택의 노후화로 인하여 불량주택에서 거주할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은 정든 고향이 해체된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한시라도 빨리 새집에 거주하고 싶은 열망으로 당해 지구의 조속한 사업시행을 바랬습니다.


 차라리 당해 지구사업이 발표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난 2년에 걸쳐 SH공사와 주민들 간에 또 주민들 사이에서의 갈등이 없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서울시 항동 주민들은 슬기롭게 위기를 기회로 관리하며 주민들의 분열이 없이 당해 사업의 순항을 바랬습니다.


 박원순 시장님께서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회복 및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가지고 계십니다. 당해 지구는 임대주택 8만호 건설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5천 가구의 새로운 마을 탄생이라는 시대적 소명 완수의 길목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당해 지구를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특별지구'로 지정하여 서울시민들에게 선포하여 주십시오.


 이 사회에서 이도 저도 가진 것 없는 도시 서민들이 모여 살게 될 당해 지구를 기존의 임대주택단지를 넘어서 살맛나는 마을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 초기부터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특별지구'로 지정하여 박원순 시장님의 서민주거복지 철학이 녹아 스며들 수 있도록 결단하여 주십시오.


 새롭게 탄생할 마을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먼저 해체되는 당해 지구 주민들의 소리를 들어주십시오. 세입자들의 애환이 무엇인지, 세입자들이 왜 항동을 고향으로 생각하는지, 집을 처분하면 깨끗한 아파트로 갈 수 있는데 가옥주들은 왜 무너지는 구옥에서 살고 있는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채로 40년을 보내야 했던 지주들의 고통은 무엇인지 귀 기울여주십시오. 주민들의 소리를 들으시면 새로 태어날 마을공동체가 어떠해야 되는지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마을공동체를 위해서는 물적 인적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항동에는 서울에서 보기 힘든 농부들이 있고, 이웃주민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항동 철로와 수목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350여년 전통의 김해 김씨 집성촌이어서 전승되는 각종 풍습과 문화가 있습니다. 그 밖에 테마로 개발할 수 있는 이주자단지가 있으며, 지역사회운동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대한성공회 등 각종 자원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혹시나 박원순 시장님께서는 당해 지구가 보금자리지구로 현 중앙정부의 주요 주택정책의 끝물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신지요. 서울시민들은 임대주택 8만호에 거는 기대도 크지만 그보다 더 박원순 시장님의 서민위주의 철학과 정책에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장님께서 말씀하신 두꺼비 하우징은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두꺼비가 집을 짓기 때문입니다. 두꺼비는 독사에게 먹혀 알을 부화하여 새롭게 태어날 새끼의 천적을 없앨 뿐만 아니라 새끼에게 먹이를 만들어 주지요. 표현이 과하지는 않았는지 내심 염려가 됩니다. 현 중앙정부의 보금자리 사업을 박원순 시장님의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으로 재탄생할 수는 없는 것인가요.


 당해 지구 보상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마을주민들이 접하여 술렁거리는 마을 분위기 속에서 착잡한 마음과 진심으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당돌한 제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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