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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187] SBS아나운서 김정일씨(49, 구로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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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187] SBS아나운서 김정일씨(49, 구로5동)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12.12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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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구로에 재능드리고 싶어요

 열고 들어오는 김정일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보던 모습보다 훨씬 키가 크고 날씬했다.


 "키가 181cm인데, 남들도 처음 만나면 작은 줄 알았다고 말하더라고요. 방송이 더 멋있어 보여야 하는데. 하하."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중계로 이름이 높고, 지금은 오후 5시 20분 생방송 투데이 진행자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SBS 대표 아나운서다. 친절하고 친근감 있는 성격 덕에 만난 지 5분만에 동네 아저씨 만난 느낌으로 한판 수다가 펼쳐졌다.


 김정일 아나운서 표현대로라면 '업혀서 구로에 와' 결혼하고 첫 아이 낳을 때까지 34년 정도 구로에 살았다.


 "구로5동 살던 집 주변이 쓰레기장이었어요. 그곳에다가도 사람들은 배추며 무 같은 채소를 심어 먹는 바지런한 동네였지요. 지금은 복개천이 되었지만 72년도인가, 물난리가 나서 신도림동 친구들이 하천을 못 건너 학교에 오지 못했던 적도 있었네요."


 구로초등학교를 졸업한 김정일 아나운서는 어느새 동네 개구쟁이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지금 보면 달라진 건 동네 모습이에요. 달라지지 않은 건 사람들이죠. 밖에서 볼 때 구로는 도심보다 동네사람들 떡 나눠먹는 시골 같다고들 말하잖아요.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나누면서 옆집 무슨 일 있나 관심 많고, 서로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가고 싶은 정이 있어요."


 지금은 파주 쪽으로 집을 옮겼지만, 여전히 구로와 인연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안도 출신인 아버지가 영등포구 양평동에 이어 구로에 자리를 잡은 이후 올 여름 돌아가실 때까지 구로를 떠나지 않으셨다. 구로동교회 원로 장로이기도 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교회를 다녔고, 지금도 그 교회에 다니고 있다.


 "제겐 고향이에요. 주일뿐만 아니라 방송 끝나면 일주일에 5일 정도는 구로에서 살아요. 아내도 이곳에서 계속 일하길 원했고요."


 대학 때 캠퍼스커플로 만난 아내 김미순(50) 씨도 '우리 동네로 가자'며 지난 5월 구로5동에 '김정문 알로에' 지사를 열었고, 이곳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생활의 주된 공간이 구로이다보니, 구로의 변화에도 기대가 컸다. 특히 지역 문화와 다문화가정 정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엥겔계수가 높아졌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의미에요. 이는 문화적인 접근 기회가 한정되고 줄어들었다는 것이기도 하죠. 현 구청장님이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이제 지역에서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그 기회를 만들어 문화의 접근성을 높여야 해요. 또 구로초등학교만 해도 지난해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4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지역사회 에 통합되어 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췄으면 해요." 그는 사람들이 좌절하게 하고 쓰러지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에 있다며, 이의 해결도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구로5동 주민과의 인연으로 행사 사회를 봐주기도 한 김정일 아나운서는 '고향 구로'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초교 학예회, 교회 발표회가 제 재능을 발견하고, 단련시켰던 곳이에요. 이제 제 고향에 그 재능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매번 인터뷰를 하다가 직접 인터뷰를 당해보니 많이 쑥스럽다는 김정일 아나운서, 어쩔 수 없는 '구로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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