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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씨앗4]존경할 스승을 갖지 못하는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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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씨앗4]존경할 스승을 갖지 못하는 불행
  • 이정희 연구위원(한국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 승인 2011.09.0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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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원적 대책은 없는가_ 학부모 폭행

 학교를 둘러싼 공간에서 폭력 폭언 폭행과 관련된 사건들이 일어나면, 우리 모두는 우울해 진다. 학생들 간의 폭력 사태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연령대가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교사가 감정조절이 안된 상태에서 권위의식 하나만으로 폭행을 일으키는 것 역시 비교육적인 일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폭행의 풍속도가 하나 더 생겨났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꾸중 들었다고 전하는 자녀의 말을 듣고, 분노한 학부모가 교실을 찾아와 학생들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우리 사회가 곧 폭력이 만연한 사회같이 비춰지기 때문에 우리를 더 우울하게 만든다. 폭행의 주체는 과연 무엇을 얻고자, 또는 누구를 위한 행동이었을까? 해당 교사에 대한 경고였을까? 또는 자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을까? 또는 자신의 '힘'을 교사와 자녀에게 과시해 본 것일까? 폭행의 동기는 상식선에서 해명될 수가 없다.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을 포함하여 폭행을 저지르면, 그 자녀는 물론이고, 그 학급, 그 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일그러진 교사상을 가져다주고, 그것이 어떤 불행을 가져다주는지 교육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취학 전까지 아이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 또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 외적인 행동 뿐 아니라 내적 가치관 역시 본보기로 삼는다. 그런데 취학 아동의 경우 상황은 급격히 달라진다. 가정을 떠나 학교라는 사회의 장에서 아이들은 서로 어울리며 자신의 양심, 습관, 성향을 만들어 나가고, 기질을 조절해 나간다. 그리고 아이들은 서서히 자신의 눈으로 세상의 사물들을 바라보게 된다. 이때 아이들이 인품 있는 교사를 만나면, 그 선생님의 견해를 통해 학생들 내면에 바람직한 도덕적 힘들을 일깨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들에게 교사는 특별한 존재이다.


 이런 맥락에서 교사의 비중을 대단히 중시 여기는 발도르프 교육학의 단면을 살펴보자. 이 교육은 아동 발달을 근거로 실천되는데, 아동기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올바른 성장을 위해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슈타이너 박사는 강조한다. 심지어 이 시기에 누군가를 무한한 존경의 마음으로 우러러볼 수 없게 되면, 그 사람은 훗날의 삶에서 심리적인 괴로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학창시절 존경스런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즉, 어떤 학교 교사를 스승으로서 우러러 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다시 말해, 학창시절 어떤 부모의 폭행 장면을 교내에서 목격한 학생들은 불행한 사람으로 어른이 된다는 뜻이다.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일은 어떤 사연을 담고 있더라도, 그리고 내 자녀를 위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라도,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한편 교사들 입장에서는 "교권 상실"을 우려하고 있지만, 더 깊은 이유에서 선생님이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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