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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선입견, 지역교육 불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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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선입견, 지역교육 불신 가중
  • 정경미
  • 승인 2002.04.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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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특집 2/ 구로교육의 문제점>
구로 지역 학부모들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
해마다 눈에 띄게 발전하는 구로의 주변 환경에 비해 교육환경은 열악성을 면치못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이 가슴만 내리치며 답답해 하고있다.
구로지역 교육환경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감은 학기초·학기말의 전·출입 상황을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남부교육청 구로지역담당 한 장학사는 "학생들의 전·출입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학기초나 학기말에 학교를 방문해 보면 썰렁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며 "공부하는 사람은 학생들인데 오히려 부모들이 앞장서서 교육환경을 바꾸려 한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구로지역 학부모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구로구 관내 고등학교는 서울대에 가는 학생이 없다'라는 얘기가 부모들 사이에서 분분하게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들의 질이 떨어져 면학분위기를 조성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도 오가고 있다.



이에 구로동 소재 한 고등학교 교장은 "말도 안돼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는 한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만 올해 3명이 서울대에 갔다"고 말하는 한편 "선생님들 또한 서울대를 비롯해 명문대를 나오고 교육열정도 높은 분들"이라며 교사의 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논할 필요가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구로의 교육 환경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이유는 부모들의 경제적 열악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교 자체적 권한으로 특기적성을 실시하고 있는 현 교육과정에서 구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특기적성을 받고 있는 학교가 드물다는 것. 또한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보다 희망자에 한해 접수받아 특기적성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개 교장은 "얼마나 좋은 학교를 가느냐는 시간의 싸움에 달렸다"며 "1/4은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 2/4는 경제적 여건은 되지만 신청을 안하고 있는데 나머지 1/4만 특기적성 수업을 받으면 뭐 하냐"며 특기적성과 자율학습을 강행하지 않는 한 지금 구로의 교육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들의 구로교육환경의 불신감은 사교육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구로에서 대형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 아무개 원장은 "구로는 대형학원들의 체계가 바로잡혀 있어 소형 학원이 살아남기 힘들 정도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목동 등지 학원을 선호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사교육을 시키는 주민은 실제로 몇%에 불과하지만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 오히려 그들이 주변사람들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사교육의 장소가 그리 많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남부교육청 관리과 김명배(37)씨는 "구로의 사설 학원 숫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구로주민들이 아직도 구로에 대한 선입견으로 구로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김 씨는 "구로에 대한 인식이 점점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만큼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변화시키려는 것은 오히려 주민들에게도 큰 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천천히 시간을 갖고 지켜봐줘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구로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민부터 '과거의 구로관'에서 '오늘의 구로관으로 새롭게 인식전환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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