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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수상작 영화로 만난 [오류시장]의 '유쾌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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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수상작 영화로 만난 [오류시장]의 '유쾌한 수다'
  • 김경숙 기자
  • 승인 2023.11.17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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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영하날씨속 영화상영및 관객과의 대화
‘개발사기’파고속 18년, 오류시장상인 일기의 ‘힘’

"저는 오류시장에서 40여년 떡장사를 한 아줌마입니다. 우연찮게 8년을 오류시장과 희로애락을 같이 했는데,  (최종호감독의) 그 다큐가 이렇게 특별상을 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일요일이던 지난 12일 오후3시경. 손끝까지 시리게하는 겨울냉기 사이로  오류시장내 '작은 광장'안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큐영화 '오류시장'이 지난 9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축하를 겸한 영화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마련된 자리.  

영화상영에 앞서 이민수 구로민중의집대표의 사회로 최종호감독(맨 오른쪽)과  오류시장내 성원떡집 서효숙 김영동 사장부부(중앙)가 인사시간을 갖고 있다. 
영화상영에 앞서 이민수 구로민중의집대표의 사회로 최종호감독(맨 오른쪽)과  오류시장내 성원떡집 서효숙 김영동 사장부부(중앙)가 인사시간을 갖고 있다. 

구로주민이자 구로FM라디오PD로 활동하던 최종호 감독의 다큐영화 '오류시장'은 4개월 전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현재 조회수 12만에 이를 정도로 화제작이 되고 있다. 

이날 '오류시장을 지켜온 가게'이자 영화주인공격인  성원떡집의 서효숙·김영동 사장부부가 관객들 웃음꽃을 피워낸 이같은 인사말을 시작으로 행사는 유쾌한 '첫발'을 내딛었다.  

오류시장(오류1동)은 개설된 지 올해로 55년 역사를 갖는, 구로구 최초의 등록시장이다. 오류시장 활성화에 대한 동네주민들의 오랜 숙원에도, 20년 가까이 '시장정비사업'이름의 개발방식만이 대지분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시장 없는 시장정비사업'에다 사기, 불법쪼개기등에 의한 동의율조작 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논란이 이어졌지만 대지분자와 행정 등에 의해 강행되어왔다. 2016년 시작 된 2차 시장정비사업은 주민과 상인들의 행정소송 승소로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서울시 승인이 취소된 바 있으나, 현재도 명의신탁 및 지분쪼개기 동의율 논란속에 또 강행, 지역사회의 뜨거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큐 영화 '오류시장'은 자칫 무겁고 복잡할수 있는 이같은 이야기들을 8년에 걸친 현장 기록과 영상 언어로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방식으로 풀어놓고 있다. 그 속에서 그동안 궁금하기만 했던 우리동네 오류시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속내와 진실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 상상만 했던 자리"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인사말에 나선 최종호 감독은  "오류시장이 (아직)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전통)시장이 주민들이 오가는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켜야 되는 공간이 된지 오래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떤 시간들이 있었을까로 다큐멘터리를 봐주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후, 80대어르신부터 10대 어린이들까지 30여명이 넘는 주민 관객들이 다큐 '오류시장'속    지난 8년간의 시간여행에 한시간여동안 빠져들었다. 

영하의 찬바람속에서도 영화관람을 위해 오류시장을 찾은 주민들을  한시간동안 몰입시킨 다큐영화  
영하의 찬바람속에서도 영화관람을 위해 오류시장을 찾은 주민들을  한시간동안 몰입시킨 다큐영화  

 

영화상영이 끝난후  불야성을 이루던 오류시장의 추억으로 질문은 시작됐다. 김영동·서효숙 사장은 "오류시장이 활성화됐을 때는 사람들이 떼밀려 다닐 정도였으며, 시장 안 오류슈퍼에서 세일을 한다고 하면 시장밖 경인로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고 "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오류시장의 후퇴기는 "시장정비사업을 한다고 하면서였다"고 말했다. 서효숙 사장은 재래시장육성법이 생겨난 2005년 시장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도 그 때 (상인들이)보호받지 못했고, 특히 (개발업자들이) 재개발한다며 계약금 10%를 주면서 (점주등에게) 인감증명서를 떼어달라고 해 잘못되어가는 것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화 '오류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준 서효숙사장의 일기와 관련한 관객들 관심과 질문도 적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오류시장안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시장상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두려움, 분노의 순간들이 고스란이 담긴 서효숙사장의 일기내용은 영상 곳곳에서 생동감있게 전달된다.

서효숙 사장은 "2005년 오류시장을 개발한다고 들어왔을 때부터, 뭐가 잘못됐네 느끼면서 '이상하다'고 쓰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일하다보면 바쁘고 심신이 힘들어서 일기를 쓰지 못해 일하다 쪽지에 써서 노트에 붙여놓곤 했다"고 말했다.

서명 이외에 주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주민관람객의 질문에 서효숙 사장은 "주민들께서 (전통)시장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주시기만 해도 힘이 된다기"고 말했다.

다큐영화  상영 및 대화를 마치고 참석주민들과 한컷. 
다큐영화 상영 및 대화를 마치고 참석주민들과 한컷. 

 

이날 사회를 본 이민수 구로민중의집 대표는  "(시장정비사업이) 처음부터 합리적으로 진행됐다면 벌써 끝나고 남았을텐데, 이상한 방식이 자꾸 동원되다보니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같다"며 "코로나이후 늘어나는 외국인관람객들이 동네 다이소에서 즐겁게 쇼핑하는 것을 제대로 된 전통시장인 오류시장에서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류시장이 오류동의 좋은 자원이 되고 컨텐츠가 될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남기며 2시간에 걸친 다큐 <오류시장> 행사를 마쳤다. 

한편 이날 행사는 오류시장활성화를 위한 주민상인대책위, 남서여성환경연대 더초록, 구로민중의집, 구로공동체라디오 구로FM 공동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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