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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를 짝사랑하게 될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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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를 짝사랑하게 될줄 몰랐어요"
  • 정경미
  • 승인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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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자 김중일씨

"기말시험과 응모마감이 겹쳐서 작품 하나하나에 많은 공을 들이진 못했어요. 당선은 생각지도 못한 결과입니다."

얼마 전 '가뭄비냉장고'라는 작품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분에 당선된 김중일(25·구로3동)씨. 제목부터 신선한 목소리로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끌게 하는 이 작품은 한마디로 '죽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애절한 사랑이야기예요. 서로 죽도록 사랑했지만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 그들의 사랑도 무릎을 꿇 수밖에 없었다는 그런 얘기죠."

자유로운 상상의 이미지를 문자로 승화시킬 줄 아는 문학인의 소질이 다분한 김씨지만 그는 현재 단국대에서 공학부를 전공하는 공대생이다. "시와 제 전공은 전혀 어울리지 않죠. 저도 제가 시를 짝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대학교 1학년 때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어느새 시는 김중일씨 삶 일부를 차지해버렸다. "제 글의 독자는 저 혼자입니다. 시를 하나 쓰면 질릴 때까지 읽어버리죠. 제 자신조차 감동을 받지 않고서야 남들에게 감동을 주기란 어려운 법이니까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신춘문예에 도전해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된 김씨의 짧은 경력이 그가 얼마나 자신의 글에 냉혹했는지를 증명해 보인다.

그는 요즘 98년에 타계한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파스'의 시집을 읽고 있다. "저는 원래 시인들의 처녀시집을 좋아해요. 배고파서 밥을 먹듯 처녀시집에는 그 시인의 개성이 가장 잘 묻어나 있거든요."

김중일씨는 시란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을 형상화시킬 수 있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표현해 낸 '사랑'은 '필요악'으로 형상화 됐다.

구로고등학교 12회 졸업생이기도 한 김중일 씨는 아버지 김정철(51)씨와 어머니 김희숙(51)씨, 졸업을 앞둔 여동생 김종순(22)씨와 구로3동 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tip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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