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6 12:20 (목)
[햇살같은 이웃 73]사랑을 나누는 '아버지'
상태바
[햇살같은 이웃 73]사랑을 나누는 '아버지'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0.05.12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형묵(꿈의학교 지역아동센터장)

 

 개봉3동 주택가, 무지개빛 담장에 아담한 2층 주택에 자리한 꿈의학교 지역아동센터(이하 꿈의학교)는 구로구 제1호 지역아동센터다. 1층은 생활공동체실, 2층은 꿈의학교 학생들의 보금자리로, 30여 명 초·중학생의 제2의 가정이다.

 


 30년 가까이 목회를 해 온 최형묵 센터장(52)은 지난 2002년 개봉동에 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마을문고에 책을 보러오던 아이들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 10여 명의 공부를 봐주다 2003년 10월, 본격적으로 공부방을 열었다.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 기초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의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위탁부모세미나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2004년 위탁가정을 시작한다.


 "생후 2개월 된 아기였어요. 쌍둥이인데 한 아이가 희귀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어 1년간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마음이 젊어졌는데 막상 아기를 보내게 될 땐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는 결혼 초 아내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중에 능력이 되면 아이를 입양해 키우자"는 얘기였다. 그는 용기를 내 2005년 홀트아동복지회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 해 8월에 3개월이 채 안 된 딸을 입양했다. 그 딸이 지금 여섯 살이 되었다. 마음의 탯줄로 이어진 아이지만 여느 부모처럼 늦둥이 키우는 맛에 푹 빠져 산다.


 그리고 2008년 1월, 그는 생활공동체(그룹홈) '행복한 집'을 열었다.


 "저희 꿈의학교 홈페이지를 보고 아이를 맡아 키워달라는 전화가 오더라고요. 보육원으로 알았던 거죠. 그리고 주변에서도 한부모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애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되었어요."


 소외된 이웃을 감싸 안는데 동참하기 위해 아내는 운영하던 어린이집까지 문을 닫았다.


 그는 지역아동센터 아동에게 하나라도 더 많은 체험, 더 좋은 혜택을 누리게 하고 싶어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주관하는 '서울 디딤돌'사업에 신청, 거점기관에 선정되었다.


 얼마 전 그는 검정고시전문교육기업에서 장학생 선발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응모 기간이 하루 이틀 지난 것.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하고 지금이라도 서류를 받아달라고 사정을 했다. 사무실에서도 "아직 심사 전이니 그럼 내보라."는 답변을 듣고 서둘러 인근 지역아동센터에도 연락해 15명의 학생을 서울디딤돌 거점기관 이름으로 추천했다.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 2명이 선정됐다. 알고 보니 전국에서 10명을 뽑는 선발이었다.


 "우리의 작은 수고로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자라 큰 사람이 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최형묵 센터장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신설되는 지역아동센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가 지역에서 꼭 필요한 소규모의 복지시설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 사업은 저소득층과 지역 상점을 연결해 복지 서비스를 전달하는 서울시 민간 연계 복지 사업이다. 서울시내 거점 복지 시설에서 선정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 저소득층 시민들이 기부 기관으로 등록한 병원, 약국, 학원, 극장, 음식점, 미용실, 목욕탕 등 지역 업소에서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 이 기사는 2010년 5월 10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