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0 11:31 (금)
[독자 117]'동네'에 사는 재미가 솔솔
상태바
[독자 117]'동네'에 사는 재미가 솔솔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0.01.21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 추천 릴레이 117 _ 차남호 (48, 개봉1동)

 

"구로에 구로타임즈 신문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죠. 지역유지들이 자기과시용으로 대충 만드는 사이비 언론인 지역신문이 많은데, 구로타임즈 신문은 발로 뛰면서 지역정론지로서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신문이잖아요."

 


 갑작스런 칭찬에 살짝 민망해졌다. 차남호 씨는 중학교 3학년때 고향인 전북 익산을 떠나 부천, 인천, 안산 등에서 살다가 7년 전쯤 구로로 이사를 왔다.


 고향을 떠난 이후 여러 동네를 옮겨다니다보니, 생긴 습관이 있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사는 동네에 애착을 갖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동네에서 사람들 만나 술 한잔 하는 게 너무 좋네요."


 이전에는 지나치게 직장을 중심으로 살아왔지만, 그 직장을 그만 두면서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그 덕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차남호 씨는 말한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그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중 하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는 것. 그런 그가 동네에서 사람들 만나 벌이는 술자리의 즐거움을 알아간다니 구로가 가져다준 행운이 아닐까.


 그가 신문 만드는 일에 유난히 관심을 보인 이유는 바로 이전 직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민주노총에서 단체 신문을 만드는 일을 13년이나 해온 베테랑 편집인이었던 것.


 "많은 사람들이 신문 만드는 부서를 선호하지 않았는데, 저는 적성에도 맞고 신문 만드는 일이 좋았어요. 그러다보니 오래 자리를 지킬 수 있었고 일찍 편집장 직함을 달 수 있었죠. 하하."


 그렇게 좋아하던 일이었지만 선출된 지도부와 정치적 입장이 달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쉬움이 밀려온다고.


 그에게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에 올라가는 한이, 한슬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부모로서 당연히 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다.


 "아이들을 부모의 기준대로 규격화해서는 안되는데, 요즘은 자꾸 그렇게 세태가 흐르네요. 어려서 모국어를 잘 익혀놔야 외국어도 잘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안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아이들이 영어학원에 다녀야 하잖아요."


 이런 그의 생각 때문에 가정에서는 아내와 교육문제로 가끔 부딪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학원에서 친구들을 사귀는 풍토 때문에 아이들도 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질 수밖에 없다며 그는 껄껄 웃었다.


 "구로타임즈 신문이 이런 사회적 분위기, 관심사를 꾸준히 다뤄주세요. 지난해 신종플루 관련 기사들을 봤는데, 다양하게 접근해서 좋더라고요."


 전직 기자의 주문은 계속 이어졌다.


 "딱딱한 기사도 필요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사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우리 지역에 얽힌 이야기나 유래도 다루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정당정치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움직이는 정치, 풀뿌리 활동들도 담아주세요."


 조용하고 차분하다던 그의 성격은 어느새 독자의 수다로 바뀌어 있었다.

 

 

 

◈ 이 기사는 2010년 1월 18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3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