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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어떤 스타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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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어떤 스타일일까
  • 구로타임즈
  • 승인 2010.01.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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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시민기자의 육아일기_ 29] 아이를 더 열심히 관찰하기

“미루는 어때?” 친구가 오랜만에 놀러 와서 아이에 대해서 묻습니다. 자기 아이는 아직 글씨를 모르지만 혼자서 책 보기를 좋아한답니다. “혼자서 책을 펴 놓고 뭐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


듣고 보니 미루도 비슷한 스타일입니다. “미루는 혼자서 책 볼 때는 그냥 조용히 보는데, 장난감 가지고 놀 때는 온갖 얘기를 지어가면서 혼자 잘 놀더라구.”


친구 설명이 자기 아이와 미루는 두뇌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답니다. “중간에 끼어들면 화내지?” “약간 그런 편이야.” “머릿속에서 온갖 이야기가 계속 떠오르는데 어른들이 중간에 끼어드는 게 싫은 거야. 그럴 땐 그냥 놔둬야 해.”


그러면서 또 다른 친구 아이의 예를 들어주는 데 그 아이는 스타일이 전혀 다릅니다. “책은 꼭 어른이 옆에서 또박또박 읽어줘야 즐거워하고, ‘예, 아니오’가 분명하지 않은 문제는 싫어해. 미루하고는 전혀 다른 두뇌라는 거지.”


친구 이야기의 핵심은 그러니까 아이들이 어떤 스타일인지 평소에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특징을 잘 살피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방식대로 무조건 따라하다가는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얘기가 통하는 친구가 와서 그런지 대화가 신이 납니다. “그러면 어릴 때부터 공부 가르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그냥 놀게 하는 게 최고지.” “영어든 산수든 미리 조금씩 가르치면 좋다고 다들 생각하잖아!” “예를 들어 수학 같은 경우에 아이들을 그냥 놀게 하면 몸으로 부딪히면서 수학개념을 배우거든? 나뭇가지 하나에 나뭇가지가 또 하나 있으면 둘이다 하는 식으로.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개념을 몸으로 익히지 않고 1+1=2 하는 식으로 1과 2라는 기호를 가지고 수학개념을 익히는데 그런 애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놀라운 학습능력을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성적이 뚝뚝 떨어진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미루는 아빠와 아빠 친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얘기에 끼어들기도 했다가 자기 혼자서 신나게 놀기도 했습니다.


여러 책을 읽고, 또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늘 드는 생각은 모든 아이는 각자 생긴 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부모는 열심히 아이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희 아이의 관찰 결과 미루는 실컷 놀게 해주는 게 최고라는 결론을 대충 내린 상태입니다.

 

 

◈ 이 기사는 2010년 1월 4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3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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