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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사랑방'이 된 주민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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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사랑방'이 된 주민사랑방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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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동사무소내 주민사랑방 동장실로 전용

열린행정, 주민자치센터 취지 무색

주민들 "이름만 주민사랑방... 불편해도 사용못해"

각 동사무소에 마련된 주민의 쉼터 주민사랑방이 실제로는 동장전용공간으로 변칙 운영되고 있어, 속빈 구로구 열린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본지가 최근 구로구내 19개동사무소의 주민사랑방 이용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간상의 문제로 아직 주민자치센터구조로 전환하지 못한 구로2동과 주민사랑방이 없는 오류1동을 제외한 대다수의 동사무소에서 '주민사랑방'을 동장실로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자치부 및 구청측은 올해부터 동사무소 기능의 일부가 주민의 문화복지공간인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함에 따라 이전의 동장실은 1층 민원실로 이전토록하는 대신 주민들이 편하게 정담을 나누고 소회의등을 열수 있는 주민의 쉼터, 주민사랑방을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 활동이 본격화된 올초부터 대부분의 동장들은 이름만 '주민사랑방'이라 내걸고 실제로는 1층 동장석 대신 2층이나 3층에 위치한 주민사랑방에 자신의 책상과 동장명패, 기물 등을 놓아둔 채 전용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척1, 2동, 가리봉1동 등 상당수 동사무소는 1층 민원실에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형식적인 동장책상마저 배치하지 않고 주민사랑방을 완전히 동장실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리봉1동사무소와 가리봉2동사무소의 경우는 주민을 위해 만든 주민사랑방을 동장의 외출 또는 외부교육이라는 이유로 열쇠로 잠가두기까지 해 주민의 자유로운 이용을 차단하고 있으며, 구로4동의 경우는 주민사랑방 문에 '주민사랑방' (동장실)이라고 표기까지 해두고 있어 '주민사랑방'을 바라보는 동사무소 일부관계자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따라 아직 시행초기단계라 대다수 주민들이 주민사랑방의 존재조차 몰라 사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쉼터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동 주민자치센터 문화강좌 수강생인 주민들이나 동문고 및 PC 이용층, 주민자치위원들로부터는 이용불편과 관련된 불만섞인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민들은 "주민을 위한 열린행정을 실현하겠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처신할 수 있느냐"며 "이해할 수 없는 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강좌를 듣고 있다는 한 주부(48)는 "주민사랑방하면 주민들이 모여 편안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려다 동장책상과 명패 등이 있어서 얼른 나온 적이 있다"며 "주민사랑방이라면 주민사랑방으로서 제 구실을 다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동사무소에서 인터넷PC를 하던 김 모군(19)군도 "동장이 있는 공간을 주민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겠느냐"며 주민으로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털어놨다. 이같은 반응은 주민자치위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다보니 "동사무소에 와도 위원들끼리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곳조차 찾기 쉽지 않아 시간에 맞춰와서 회의에 참석한 뒤 귀가하기 바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동장들은 "이용하겠다는 주민이 있으면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이용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는 한편 "1층 민원실 공간이 부족하거나, 주민들이 이용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구로4동 ??? 동장은 "동장이 있으면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면서도 "1층 민원실 공간이 민원인과 대화를 나눌 쇼파조차 갖추어두기 어려운데다,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기까지 동장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니만큼 정착시기까지는 사랑방역할과 함께 동장실로 같이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사용불가피론을 폈다.

실제 일부동사무소의 경우는 공간부족으로 동장과 민원인과의 긴밀한 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동사무소는 동기능전환으로 절반에 가까운 인력들이 구청으로 들어가면서 공간이 남아돌고 있음에도 불구, 빈의자와 책상을 둔채 공간부족이라는 이유로 주민사랑방을 '동장사랑방'으로 전용,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러나 주민사랑방을 동장실로 이용하면서도 동장명패를 두지 않은 개봉3동이나 동장책상 전면을 벽으로 향하게 한 신도림동 주민사랑방의 모습은 동장들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 김경숙 기자> shop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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