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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야 날자1]놀이문화 살아 넘치는 ‘행복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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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야 날자1]놀이문화 살아 넘치는 ‘행복 놀이터’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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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놀이터야, 날자 ! 지역 어린이놀이터, 그 해법을 찾는다(1)
놀이터는 사전적 의미로 “보통 그네·시소·미끄럼틀 등의 놀이 기구가 있는 어린이들의 놀이 장소”를 뜻한다.

우리 구로지역에도 아파트 내, 학교안 놀이터 외에도 약 20개에 달하는 공공놀이터가 있다. 혹자는 30년째 같은 아파트에 산다면 안전은 의심할 뿐만 아니라 견디기 쉽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나라 놀이터에 대해 ‘30년째 같은 놀이터’라는 화두를 던졌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그네, 시소, 미끄럼틀과 어른들을 위한 운동시설을 한쪽에 갖춘 놀이터로 또다시 30년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지역사회 보물로 거듭날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때가 왔다.

본지에서는 앞으로 4회에 걸쳐 새로운 놀이터 문화와 공간을 살펴보고 우리지역의 놀이터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첫 번째로 창조적 놀이터의 의미와 사례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지역사회 보물, 창조적 놀이터
2. 평등한 놀이터의 사회적 힘
3. 구로지역 놀이터 이대로 좋은가
4. 주민과 전문가에게 듣는다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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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1일 부산의 한 놀이터에서 넘어진 그네 지지대에 한 여자어린이가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일이 있다. 이후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어린이놀이터 안전진단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대책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연대체를 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단체 중 하나가 인천 가고싶은 놀이터 만들기 운동본부다. 인천 운동본부 이광호 집행위원장은 그때부터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 운영하고 있는 인천 십정동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함께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 활동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광호 위원장은 놀이터에 학습공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사회적 공간으로 민주주의 교육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위원장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자주 동네 놀이터로 ‘학습’을 떠난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 한 쪽 공간에 꽃을 심고, 청소를 하고, 놀이를 한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울려 놀이를 개발한다. 아동센터에서 가져간 전통놀이기구는 벌써 주변 동네 아이들이 먼저 찾는 놀이기구가 됐다.

놀이터에 오면 늘 친구가 있고, 놀이가 있다면 어느 어린이가 놀이터를 마다할까. 이렇게 십정동 열우물놀이공원은 아이들이 지키고, 책임져야하는 공간이 됐다.


◆ 다양한 놀이문화가 핵심

“얼마전에는 주민자치위원회에 상설적인 어린이 놀이터 장터를 제안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장터를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를 발견한 것 같아요. 즐겁고 신나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된 거죠”라며 자랑이 대단했다.

창조적 놀이터는 새롭고 색다른 아이디어 놀이기구가 설치된 놀이터만이 아니다. 십정동 열우물놀이공원처럼 아이들이 새롭게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즐기는 곳도 진정한 창조적 놀이터 중 하나다.

이런 시도는 이미 도시연대의 한평공원 만들기 사업을 통해서 이뤄져 왔다.

도시연대가 2002년부터 추진한 한평공원 만들기 사업에서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공원을 만들고 어린이 미니놀이터를 만들기 시작한 것. 도시연대는 놀이터 벽과 한평 공간의 벽에 말뚝박기 놀이를 위한 사람을 그려넣고, 바닥에 사방치기 선을 그어 변변한 놀이시설 하나 없어도 훌륭한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벽, 벤치, 바닥, 나무까지도 놀이터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 창조적 놀이터 만들기의 선구자로 알려진 ‘임옥상 미술연구소’의 임옥상 대표가 생각하는 창조적 놀이터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창조적 놀이터는 색다른 놀이기구가 있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스스로 창의적으로 놀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며 “입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는 놀이터, 매일매일 가도 싫증나지 않는 놀이터 만들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올 때마다 새로운 놀이가 발견되는 놀이터야말로 최고의 놀이터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놀이시설이 아닌, “이게 뭐지? 어떻게 놀지?” 하면서 창조적 적용이 가능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아무것도 없는 바닥공간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수십가지, 수백가지 넘는 놀이공간을 창조해내는 놀이터가 될 수도 있는 법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고민속에서 임 대표가 먼저 시작한 것은 창의적 상상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놀이터 설계였다. 일단은 공간을 통한 접근이 어린이들과 대화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놀이터가 똑같이 생겼잖아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무슨 상상력을 키우고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겠어요.” 놀이공간에서부터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작해야 한다는 임 대표의 주장이다.


◆ 문화가 있는 상상어린이놀이터

이런 흐름은 최근 몇 년 사이 서울문화재단을 비롯해 서울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소위 ‘조달청 기성 제품’을 공터에 박아놓는 놀이터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사업의 모습으로. 놀이터의 하드웨어부터 하나씩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2004년부터 창조적인 놀이터 모델 개발에 나서는 등 문화가 있는 놀이터사업을 전개해 2006년 성북구 돈암동의 거꾸로 놀이터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5곳의 어린이공원에 새로운 모양의 놀이터를 세웠다.

서울시에는 현재 상상어린이놀이터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100곳을 선정해 놀이터의 주인공인 어린이들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 새로운 디자인의 어린이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로에서도 구로리어린이공원 등 5곳의 어린이놀이터가 지정돼서 현재 의견수렴을 마치고 구체적 설계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상상어린이놀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청 공원디자인과 강인호 주임도 창의적 놀이터의 핵심에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놀이공원이 어린이놀이터죠. 비슷비슷한 놀이터에 어른들은 무심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곳에 실망하고 가지 않아요. 아이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채워줄 놀이터가 필요합니다. 그 방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것이고, 그래서 시작한 것이 상상어린이놀이터사업”이라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게 창조적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통해 서울 곳곳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신기하고, 재미난,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성북구의 거꾸로 놀이터, 관악구 모래내 놀이터들이 그런 곳. 특히 올해 7월에 개장한 관악구 봉천7동의 모래내놀이터는 놀이시설을 하나로 합친 종합놀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코끼리로 만들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고 내부에도 다양한 놀이시설로 가득해 술래잡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시설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이 놀이터는 30일까지 열리는 서울디자인엑스포 놀이터분야에도 전시될 만큼 관심이 높다.

이외에도 2004년에 홍대앞에 만들어진 윗잔다리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신발 신기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하이힐 미끄럼틀, 인체모형의 벤치를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놀이터 만들기 과정에 전문가들과 주민들이 6개월동안 머리를 맞대고 만든 최초의 놀이터라는 점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내년 5월에는 대조동에 걸리버 놀이터가 개장할 예정인데, 이 안에서 어린이들은 대인국에 온 걸리버의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 지역사회 커뮤니티 공간으로‘우뚝’

놀이터가 어린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키우는 곳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쉼터로서,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갖는 의미를 높이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임옥상 대표는 “놀이터는 지역주민들이 슬리퍼를 신고 나와 언제든지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어울리면서 수다를 떨고 아이들을 같이 돌보는 공간이다. 이에 맞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시청의 강인호 주임도 “낮시간 대 주이용자인 영유아나 주부들,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시설과 배려가 필요한 곳이 놀이터”라고 말한다.

도시연대 최성용 팀장은 “전문가나 행정가 중심이 아니라 주민들이 필요한 시설을 고민하고 제안해 만든 놀이터가 최고의 놀이터라고 믿는다”며 주민참여형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광호 집행위원장도 “전문예술가들이 만든 놀이터도 그들끼리 만들었다면 기성 놀이터와 다를 게 없다. 어린이들이, 지역주민들이 어울려 만들어가는 놀이터가 오래오래 사랑받는다”며 우리 놀이터 만들기의 방향을 제시했다.

구로의 놀이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유쾌한 고민거리를 던져야할 때다.


▮ 기획취재팀 송지현▪ 김경숙▪ 황희준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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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기획]_ 거꾸로 놀이터 1호(돈암동 힐스테이트아파트내)


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춘사 나운규 영화 ‘아리랑’을 기념하기 위해 영화거리로 지정된 아리랑고갯길을 따라 10여분정도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으로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보인다.

지난2007년 1월 오픈한 6개동 200가구 규모의 비교적 크지 않은 이 아파트단지는 오픈 전부터 전국적인 이목을 끌은 바 있다. 바로 어린이 놀이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형태의 일반놀이터와 달리 상상하기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해줄 수 있는‘거꾸로 놀이터’로 놀이터의 새로운 개념을 보여준 것이다.

거꾸로 놀이터는 말그대로 놀이터의 놀이기구들이 모두 ‘거꾸로’라는 컨셉에 따라 디자인되어 구성된 곳. 소재도 일반적인 놀이터의 조합놀이대와 달리 어린이들이 일상속에서 늘 체험하는 집이나 자동차 의자 숟가락 저울 시계라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약 130평되는 거꾸로 놀이터 입구에는‘거꾸로 놀이터’라고 적힌 안내판이 물구나무를 선 어린이의 형태로 서있어, 처음 찾는 이들의 호기심을 당긴다.

아치형 입구로 들어서면 오밀조밀한 공간구성에 미끄럼틀을 갖춘 거꾸로 된 집과 거꾸로 된 자동차 그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땅에 거꾸로 닿아있는 지붕속은 원목을 주요 소재로 사용해 다양한 놀이공간을 갖춰놓은 것이 특징. 지붕은 술래잡기 등을 하기 좋은 미로 같은 다락방구조로 이루어져있고, 위로 올라가는 공간 곳곳에는 밧줄 달린 오름판이나 그물형태의 바닥판등을 배치, 어린이들이 오르기 등을 하면서 균형감각과 근지구력까지 향상시킬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다.

집모양의 미끄럼틀 맞은편에는 거꾸로 된 풍뎅이 자동차모양의 그네가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혼자 타는 그네와 달리, 거꾸로 된 자동차 바퀴쪽이 마주보는 좌석으로 디자인돼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거꾸로 놀이시설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놀이터를 둘러싼 녹색 조경. 석등과 운치나는 가로등까지 갖춘 나무울타리로 마치 작은 소공원 같은 아늑함까지 준다.

놀이터를 찾은 이승훈(9, 정덕초2)군은 “처음 이곳에 이사왔을 때 집이나 자동차가 거꾸로 된 것으로 보고 이런 놀이터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신기했던 느낌을 설명했다.

그러나 동네 놀이터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킨 거꾸로 놀이터 1호점도 오픈한지 2년이 다 되가면서 몇가지 새로운 과제가 생겨나고 있는 분위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오픈당시 설치했던 거꾸로 놀이기구중 일부 기구들이 거의 사라져 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늘 찾는 곳이 되면서 거꾸로놀이기구에 대한 상상력도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토요일 정오, 5살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함께 놀이터로 산책을 나온 한 주민(40, 남)은 “처음에 와서 볼 때는 특이해서 애들도 재미있게 이용 했지만, 아파트내 놀이터이다보니 매일 나와 보고 이용하면서 일반적인 놀이기구에 지나지 않게되는 것같다”며 “차라리 공원등 공공지역에 이처럼 특이하게 생긴 놀이터가 생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힐스테이트내 거꾸로 놀이터1호점은 서울문화재단이 ‘문화가 있는 환경만들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건설과 서울문화재단 현대미술프로젝트가 2006년에 내놓은 첫 번째작품이다. 이같은 창의적인 놀이터는 지난6월까지 관악구등 5곳에 코끼리놀이터등 새로운 모델로 잇따라 선보였으며, 올해말까지 SH공사와 현대건설에서 새로 건립되는 아파트단지 30여곳에 더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숙 기자



[놀이터 기획]_ 나는 까치 놀이터(시흥시 신천동)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826-1번지에 위치한 일명 ‘나는 까치 놀이터’는 전국 최초의 문화예술놀이터라 불려진다. 부평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내린 삼미시장에서 또다시 15분을 걸어 찾아간 ‘나는 까치 놀이터'는 빌라 주택가 사이에 1,620㎡(490평)이라는 적지 않은 대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무 놀이시설 두 개의 계단 중 하나를 골라 놀이터 위로 올라갔다. 고개를 내밀듯 또다른 작은 광장이 천천히 눈앞에 펼쳐졌다. 놀이시설 2층 작은 광장에는 ‘나는 까치 놀이터’ 이름이 붙여지게 된 까치집 시계가 한쪽에서 까치집을 이고 서있었고, 놀이터 가운데에는 지름 2미터 정도의 원을 뚫어 1층까지 내려갈 수 있는 정글짐을 만들어놓았다. 한쪽에는 원통형 미끄럼틀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여럿이 타는 시소인 방귀뀌는 시소가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다. 아이들의 놀이터 위아래, 안팎을 드나들며 거침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2층 광장 밖으로는 작은 계단으로 만들어진 무대 모양의 놀이터가 눈에 들어오더니 펑 뚫린 농구장이 갑자기 팔을 벌리고 있었다. 주변의 나무들은 꽤 자라 울창한데도 놀이시설 2층 터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시원하고 상쾌했다.

어느새 발걸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계단 무대모양 놀이터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은 ‘나는 연극배우’라는 이름표를 단 곳으로 ‘우리들의 끼와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그 아래 ‘어떻게 놀아볼까요?’ 친절한 설명이 뒤따랐다. 친구들과 춤도 추고 연극도 하고 책도 읽고 웅변도 하고 밤하늘의 별도 보는 곳이라고. ‘아~ 이런 곳이구나.’

아무 장치나 시설이 없는 정사각형 공간이지만 이곳이야말로 아이들의 창조적 상상력이 펼쳐지고 창조적 행동들이 퍼져나가는 곳으로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활용도가 높은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놀이시설 1층 안에 있는 ‘나는 로빈훗’ 공간은 파스텔톤의 다양한 색상으로 계단과 벽면을 꾸며놓았고 회전형 계단으로 설계를 해 공간과 색감을 익히며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울창한 나무 아래에는 ‘나는 허클베리핀’ 이름표를 단 거꾸로 된 다락방이 있어 술래잡기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딱 맞는 공간이라 할 만했다.

심심해 보였던 놀이터는 어느새 편안하고 아늑하게 바뀌어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신나게 뛰놀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달라져 있었다.

오전 시간임에도 6살 딸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산책 나온 장영신(35, 신천동) 씨는 무엇보다 나무 소재의 놀이터라서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친환경 느낌도 나고, 주변 나무들과 어우러져 맘이 편해요”라며 “이곳에 오면 주변과 분리된 독립적이고 새로운 세상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문을 열더니 “이상하게도 아이들과 함께 놀게 하는 마력이 있어 같이 술래잡기도 하고, 무대에 올라 동화책도 읽곤 한다”고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아들이 놀만한 시설이 없는게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설치돼 있던 그물놀이터와 지압길 위 미로가 사라진 점. 설치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그물은 훼손과 안전위험으로 폐기했고, 지압길 위 미로는 어떤 이유에선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시공사인 임옥상 미술연구소에서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놀이터 관리에 대한 아쉬움을 더욱 깊게 했다.

‘나는 까치 놀이터’는 2006년 시흥시가 공모전을 통해 조성한 어린이놀이터로 임옥상 미술연구소가 기획. 시공한 첫 놀이터다. 다른 놀이터에 있는 조합놀이대가 없는데다가 익숙한 놀이시설이라곤 그네 하나밖에 없는 전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놀이터다.

송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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