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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3]공공의 적’ 간판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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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3]공공의 적’ 간판 표지판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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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_ 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부터]<3>
▲ 크기도 생삭도 제각각인 안내표지판. 전기줄 등이 얽혀 지역의 거리는 더욱 어지럽고 복잡하기만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우후죽순 들쭉날쭉 지역 멍들게 한다

구로4동에 살고 있는 황희영(29)씨는 구로 간판에 대해 한마디로 NO라고 말한다. “지역의 간판들이 어지럽고 정보 전달도 잘 되지 않으며 이쁘지도 않은 느낌이다 ”고 잘라말한다.

황씨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주민들이 구로지역의 거리를 뒤덮고 있는 간판에 대해 부정적이다.

형형색색에 우후죽순 중구난방으로 구로지역거리를 더 지저분하고 낙후되어 보이게 하는데다 보행에 불편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경우가 바로 건물 자체가 간판으로 뒤덮인 경우. 간판의 기본인 상호나 판매 품목들을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소마다 내건 간판으로 도배된 건물들을 구로의 거리에서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특히 좁은 이면도로에 위치한 상가에서 서로 경쟁하는 간판들은 도로 미관을 더욱 어지럽힐뿐아니라, 정작 어디에 눈을 두고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할지 난감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간판 디자인도 심각하게 제기되는 문제중 하나로 지적된다. 빨강 노랑 파랑등 서로 눈에 띄게 하겠다고 마구잡이식으로 원색을 사용하고 간판 면적을 빼곡히 채운 글씨들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쉽게 읽히어 찾게 만드는 가독성과 주목성에서 오히려 떨어진게 하고 있다. 또한 간판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담으려다보니 산만해지고 한마디로 촌스러운 간판들의 모음으로 시선을 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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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미관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건물부터 가로수, 가로등, 간판, 도로교통 표지판, 휴지통 등의 도로시설물, 건물 안내 표지판 그리고 거리의 사람들까지. 이 가운데 간판과 표지판은 단순한 도로의 부속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시공간의 이미지와 쾌적함,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요소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에 <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부터> 기획연재 도로편 두 번째로 구로의 간판과 표지판 현황을 살펴보고, 나아가 개선방향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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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지역의 간판과 표지판은 모두 몇 개나 될까. 구로구에 따르면 간판은 총 3만6천여개, 사설 안내 표지판은 20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간판은 상점을 비롯해 은행, 기관들의 이름 판매상품 등을 써 건물 등에 내건 표지를 칭하고, 표지판은 도로교통 관련 안내판과 기관, 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을 일컫는다. 사설 안내 표지판은 위 표지판 중 후자에 속한다.
간판과 표지판은 기본적으로 업소나 기관에 대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그 정보는 이용 주민들의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도로의 미관을 결정해주는 주요한 요소로, 주민들에게 쾌적함이나 불쾌함을 제공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역의 간판과 표지판이 어떤 모양으로 어디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느냐는 도심의 미관과 쾌적한 기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공공디자인 요소가 된다. 구로지역은 어떨까.


■ 도시 미관 결정하는 간판


□ 주변 시설물과 뒤엉킨 간판과 표지판

건물들이 오래전에 건립된 지역이 많아 아직 정리 되지 않은 전깃줄이 줄지어 선 간판사이로 엉켜 미관을 크게 해치는 도로들도 적지 않다. 여기다 건물에 부착된 간판 외에 보도와 심지어 차로까지 일부 점령(?)한 이동식 간판들도 지역의 거리를 어지럽게 만드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옥외고물 관리법상 이동이 가능한 간판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형광등을 부착하거나 공기를 넣어 만든 풍선스타일의 대형 에어라이트형 입간판들이 도로 이곳저곳에 버젓이 설치, 전기선등으로 보행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이홍표(38, 구로5동) 씨는 “길거리에 서있는 안마시술소 광고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질문이라도 하면 상당히 곤란하다”며 보행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적 환경까지 우려된다며 강력한 단속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옥외광고물 관리법상 간판은 한 점포당 최대 3개까지 걸 수 있도록 돼있지만, 현실은 그 이상의 불법 간판들이 내 걸려 거리혼잡을 더욱 심화시키는 상황이다.


□ 서울시 간판 교체 지원…구로 창조길 기대

간판이 이처럼 도시와 도로 미관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면서 도시미관 사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고 개선 대상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구로지역의 경우만해도 1998년부터 ‘걷고 싶은 거리 사업’에서 시작된 간판 개선 사업은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간판의 개수도 매일 달라져 정확한 통계와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구청 가로경관과 최동식 주임은 말한다.

이런 가운데 현재 서울시를 선두로 많은 지자체마다 앞 다퉈 크고 현란하고 조잡하기까지 한 간판을 정비하며 도시의 이미지를 바꿔나가려는 사업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최근 서울시가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을 통해 간판에 관한 10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업소당 간판 총수량 최소화 △ 권역별 특성 고려한 차등화 △ 건물 점유 면적 제한 △ 핵심 내용만 표시 △ 주변환경과의 조화 △ 가독성 위한 충분한 여백 확보 △ 판류형보다 입체형 권장 △ 개성적 서체 △ 색채 절제, 서울색 사용 권장 △ 편안하고 아름다운 조명이 그것이다.

구로구의 경우 서울시지원을 받아 아름다운 거리로 새롭게 리모델링중인 구로3동 디지털단지내 창조길(벤처센터~시흥대로) 530미터를 이같은 미래형 간판디자인의 1차 사업대상지로 선정, 현재 공사를 진행 있어 향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상인들의 간판 인식 변화 절실

간판이 오늘날 구로지역을 비롯해 한국사회의 도시미관등을 멍들게 한 주범중 하나가 된 가장 큰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자기 업소나 회사만 잘보이면 된다는 식의 욕심과 인식부족이 가장 큰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간판을 통해 상점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점포주들이 무리하게 간판을 크고, 많이 달려고 한다”며 “이로 인해 불법 간판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현재 구로지역내 불법간판수는 약 34%인 1만2천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이 설치 위치를 어긴다거나 간판수를 초과해 설치하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상인들도 항변을 한다. 구로역 상가의 한 상인은 “간판밖에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튀는 색과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크게 만들고 싶은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도로 미관사업의 일환으로 간판을 개선하려면 업주들의 간판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교육 등이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주민들사이에서 더 많은 이해가 이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간판의 중요성과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관심이 없는 업주가 많은 현실에서 단순한 단속만으로는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 상인들 자발적 참여가 핵심

이를 위해 간판 개선 사업에 업주들의 자발적 참여로 효과를 높일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 광고물정책팀 하종억 팀장은 “상인들이 점포 홍보에 치중하다보면 반발이 있기 마련이라 시에서 광고물 제한 규제를 할 방도는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며, “ 그래서 시민 입장에서 공감을 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자발적 참여의 중요성에 힘을 싣는다.

간판 개선이 단지 공공성을 빌미로 강제성을 띤다거나 일률적인 디자인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품목에 맞는 특성과 개성을 표현한 간판을 걸고 주변환경 개선이라는 결과를 통해 업주들에게 유리하다는 설득이 선행될 경우 개선사업이 완료된 다음에 반드시 이뤄져야할 관리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상인들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다. 개봉본동에서 쿠키점을 운영하는 서명원 씨는 “건물 주인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간판을 동일한 색과 글씨체등으로 교체하게 해 가게의 특성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며, 합의를 통한 자발적인 참여를 가능케하는 방안의 중요성에 무게를 두었다.


□ 간판 제작업체도 디자인가이드라인 교육을

날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동일한 간판을 걸고 있는 프랜차이즈 상점의 경우 반발 수위가 더욱 큰 점도 풀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하종억 팀장은 “정해진 디자인매뉴얼을 지켜야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간판을 교체하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권장사항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건축, 재개발이 이뤄지거나 해당 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특별고시할 경우 좀더 강력한 규제방침을 가하는 방식으로 간판 개선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리의 마구잡이집 간판물결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주들에 대한 교육은 물론 간판제작업체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간판 제작업자가 디자인까지 겸하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해 간판 제작업자에 대한 디자인 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 간판 등에 대한 과태료를 업주에게만 부과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디자인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주문받았다고 제작설치하는 간판업체들에 대해서도 불이익등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간판업체들에 대한 디자인가이드라인 사전교육과 단속이 우선돼야 함은 말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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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 동선 결정하는 길잡이, 표지판


□ 본질을 회복하라

표지판은 간판과 함께 도로에서 주민들에게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동 목적지에 대한 안내부터 차량 운행이나 보행의 행동 규제, 지시 등 움직임과 관련한 정보까지 담고 있다. 이런 역할 때문에 오히려 과도한 설치로 인한 난립, 비효율성을 야기시켜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본질적 기능마저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이다. 나아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주민들 삶의 공간을 지저분하고 어지럽게 만드는 결과까지 낳고 있다. 특히 구로지역의 경우 기관등의 위치등을 알려주는 민간표지판 설치는 그 수나 제각각의 디자인이 타 자치구보다 더욱 심한 양상을 띄고 있어 거리의 미관등을 해치는 주범중 하나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 겹쳐서 안보이고 반복돼 의미없고

표지판에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표지판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난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지주에 여러 정보표지판을 달고 있는 경우 더 심각해진다. 지주를 여러 개 설치하기보다는 하나의 지주에 여러 표지판을 달아놓음으로써 통합 효과를 노린 것이겠지만, 기본적으로 표지판의 가독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큰 표지판 크기와 그 안의 글씨들이 오히려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름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거리표시 등 디자인 요소들도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운전자들은 빠르게 정보를 입력하기 어렵고 보행자들도 정보를 주는 글씨보다 표지판 크기에 압도당하기 일쑤다.

거리의 표지판들이 연달아 설치, 그 간격이 좁아 심지어 앞 표지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표지판의 난립정도가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른 내용의 표지판이라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불과 10m 내외로 같은 표지판이 연달아 있어 가로수와 가로등사이 좁은 면적을 표지판으로 채워 개수만 늘려놓는 비효율적인 중복 표지판도 적지 않다.

이는 특히 눈길도 가지 않는 교통관련 안내표지판에서 두드러진다.
중복 표지판임에도 디자인이 다른 경우도 발견된다. 구로동 애경백화점에서 보건소방향으로 좌회전 하면서 우측에 위치한 거주자우선주차지역의 경우 20m 간격으로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각각 구로구청장과 시설관리공단 명의로 전혀 다른 디자인의 표지판이 내걸려 설치된 이유에 의문까지 들게 만들고 있다.


□ 크기 각각, 색상 다양으로 알록달록

많은 표지판의 크기와 색상이 천차만별인 것도 도로의 미관을 해치고 주민들이 정보를 빠르게 입력하는데 방해 요소이며 도로를 더욱 지저분하게 보이게 하는 요인.

현재 구로에서는 사설 안내 표지판은 설치규격을 갖추고 있으며 관공서나 주차·교육·체육시설과 문화·유통·종교·일반(기타)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가로 1미터*세로 55센티가 기준이며 연립설치시에는 가로 1.2미터*세로 35센티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 대부분의 표지판은 이 규정과 무관해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이 기준은 2000년에 마련된 것으로 그 이후 새로 설치된 표지판은 이 규정에 따라 설치되고 있으며, 디자인이 다른 것은 그 이전에 설치된 것이다.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규격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모양이 다른 표지판이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 공공시설도 통일성 없어

그러나 2007년과 2008년에 설치된 표지판 중에서 색상과 디자인 규정을 따르지 않은 표지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 건립된 구의회와 아트밸리 예술극장, 올해 구로로 이전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표지판은 각 기관별로 각각 다른 색상과 디자인의 표지판을 거리에 설치했다. 공공기관부터 규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같은 기능을 하는 표지판은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주어 주민들의 머릿속에 공통된 이미지로 남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구로지역내 상당수 마을버스 정류장 표지판의 경우 같은 노선버스인데도 정류장마다 안내판 디자인이 다르다. 사실 일반버스 정류장과 같은 곳에서는 일반버스 안내판에 함께 표시해도 될터이나,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도로의 다른 한쪽을 불필요하게 차지하게 하고 있어, 정류장의 복잡함을 더해주는 경우도 많다. 신도림동서 디지털단지로 운행되는 마을버스 9번의 경우 애경백화점 앞 정류장 육교 밑에 두 개의 마을버스 정류장이 나란히 서 있어 가뜩이나 좁은 공간에서 주민들이 기다리기에 더욱 좁은 모양새다. 정류장마다 안내표지판도 통일돼있지 않아 이용주민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표지판 색상도 간판과 같이 원색적이거나 건물, 단체, 기관별로 원하는 색을 사용하고 있어 통일성이 떨어지고, 도로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점들이 박혀 있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표지판을 각 기관이나 업체별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울어진 표지판, 찌그러진 표지판 등으로 내용을 인식하기 어렵고,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며 도로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지역 곳곳에 허다하다.


□ 가려지고 사라지는 교통표지판

도로 교통표지판은 가로수나 주변 시설물로 가려져 안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가는 길과 방향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구로역 광장 사거리 오금교 방향 표지판은 3개 가운데 인도쪽 1개가 가로수에 의해 전혀 보이지 않고 2번째 표지판은 반 정도 가려져 있는 상태이다. 미래초 앞 지하차도 앞 표지판에서 가리키는 영등포 방향은 지하차도를 나와서는 갑자기 영등포 방향이 사라지는 것도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잘못된 디자인에 해당한다.


□ 통합 관리 주체 필요

이렇게 표지판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도시 미관까지 해치는 애물단지가 된 데에는 표지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단위가 없고 지속적인 관리도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도로 교통 관련 안내표지판의 경우 기본적인 규제심의는 경찰서에서 진행하고, 구체적인 설치 위치 등의 설계는 구청에서 용역을 받은 민간업체에서 실시하고. 이의 집행과 관리 등은 구청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 안내표지판이라도 심의 설치 관리가 제각각인 셈이다.

사설 안내 표지판은 현재 구청에서 단일한 통로를 통해 관리되고 있지만. 규격 통일성에 대한 강제 집행력이 없는 현실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관련 서울시가 8월말 표지판 설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점진적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시에서도 자치단체별로 각기 다르게 존재해온 표지판 디자인을 광역단위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소한 공공기관에 대한 디자인의 통일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 “불필요한 표지판 불허계획”

서울시 디자인서울통괄본부 가로경관팀 정광순 씨는 “자치구별로 다르게 디자인된 것들에 대한 통일성이 요구된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 전체를 통일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얼마전 구 관계자들의 회의를 통해 기본 가이드라인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의견수렴을 통해 8월말 통일된 규정을 발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구청 가로경관과 유덕중 주임도 이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신규 허가나 갱신시 규정을 엄격히 지킬 것을 강제할 것이며, 굳이 필요없는 표지판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해 표지판 관리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표지판 설치에 관한 좀더 엄격하고 객관적인 기준도 필요하다. 현재 구로구에 200여개의 표지판이 설치돼있고 이 가운데 50여개가 불법이라는게 구 관계자의 말이다. 개수를 초과하거나 미허가 표지판이라는 것이다.

관계 법령상 반사회적인 표지판만 아니라면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표지판을 누구나 설치할 수 있고, 이것이 난립의 결과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주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시설이 아닌 경우까지 꼭 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해야 하는지 의문이고, 민간시설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많은 곳에 표지판을 거는 행위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구로지역 어딘가에도 업주들의 노력으로 보기 좋게 잘 정비된 간판이 있을 것이다. 또 간판과 표지판의 문제가 꼭 구로만의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 주민, 상인 모두 쾌적하고 아름다운 구로에서 살고 싶은 바람은 동일할 것이다. 구로지역의 도로 미관과 기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와 지역적 특성등을 살린 도로변의 공공디자인 정책이 절실한 때이다.


▮ 기획취재팀 : 송지현·김경숙·황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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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이 아름답다. 거리가 아름답다.

간판 정비를 통해 거리 전체가 달라진 모습을 갖게 된 곳을 살펴보자. 유럽등 외국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비교가 안되지만, 종로는 그나마 간판개선 시범지구로 선정돼 일찌감치 간판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선 지역이다. 종로3가 귀금속 거리는 세로형 간판을 정비해 멀리서도 잘보이도록 했다. 인쇄거리인 충무로의 한 상가는 건물을 바탕으로 입체형 글자 간판만 설치해 깔끔한 건물을 유지하고 있다.

구로구청 사거리의 한 대형빌딩도 간판을 일정한 위치에 크기와 색상을 통일해 지역내 거리가운데 그래도 돋보이는 점이 있다.

여백의 미, 주변과 조화를 이룬 미가 아름다운 간판으로 상가의 매력을 높이고 거리를 달라보이게 한다.


▲ 두리번거리지 않아요.
세종문화회관 뒤에 있는 표지판, 서울색을 사용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도록 했고 방향 지시가 눈에 잘 들어온다. 영국 브리스톨의 교통관련 표지판은 단순미와 절제미로 극대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상 사진 출처 : 디자인서울가이드라인) 구로 고척동 동양공전 앞 표지판은 다양한 색을 사용했음에도 채도가 낮아 안정감을 주는 표지판으로 꼽힐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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