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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통,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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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통,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
  • 황희준
  • 승인 2008.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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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 개봉3동 동흥연립 주민들
개봉3동 동흥연립에 거주하고 있는 12세대 주민들이 수개월째 연립 옆 빌라 신축공사로 인한 균열 등의 피해와 고통을 수개월째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가슴에 더 큰 멍을 남기고 있는 것은 정작 민원을 접수한 구청의 수수방관적인 태도라고 주민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동흥연립 옆 빌라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28일. 빌라 신축공사 현장과 동흥연립사이에는 2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주민들은 공사현장에 방음벽 등을 설치하지 않아 소음과 진동, 먼지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며 공사로 인한 피해를 원상복구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주민대표를 맡고 있는 전종석 씨는 “ 건물과 주차장에 균열이 생기고 수도관이 터져 지하에 물이 차는 등 건물에 손상이 많이 갔다”고 말한다. 또 “공사 초기 담장을 임의로 허물고 곧 복구 시켜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있다”며 “얼마전 공사현장쪽 철근을 타고 연립 206호에 도둑이 드는 일도 있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공사로 인한 소음, 진동, 먼지 등으로 낮에 쉬어야할 사람이 쉬지 못하고 시험 공부해야하는 사람도 공부를 못하는 등 정신적 피해가 컸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빌라공사 현장의 업주인 박성수 씨는 “공사로 인해 주민들 피해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적정수준에서 피해보상을 생각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요구가 너무 과도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주민들은 벽과 옥상균열등의 보수공사등을 위해 1500만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건축주 박씨는 500만원이상 어렵다고 밝혀 큰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담장을 허문 것에 대해 박씨는 주민대표와 (구두)합의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주민대표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하고 있다.


“피해보다 구청 태도에 더 분노”


현재 동흥연립 12세대 주민들의 분노와 실망은 공사로 인한 피해보다 오히려 구청의 민원 처리 태도와 맞닿아 있다.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6월 1일 담장, 소음, 먼지 등의 문제로 구청에 민원을 접수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서류상으로 10건이 넘는 민원을 접수했고, 인터넷으로도 수차례 접수했다고 말한다.

주민 정광용 씨는 “서류뿐아니라 내가 구청에 전화한 것만도 수백통이 넘을 정도이니 주민 전체가 접수한 전화민원은 1,000통도 넘는데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구청에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구청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 이어졌다. “소음문제로 환경과에 민원을 접수했는데 현장에 나오는데만 2주가 걸렸고, 소음 관련해 신고했는데 측정 장비도 하나 갖고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정씨는 “민원 처리를 계속 미루다 최근에는 공사가 다 끝났으니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말한다”며 할말을 잊게 하는 구청의 민원처리태도에 한숨을 쏟아냈다.

주민대표 전종석 씨는 “공사현장을 나가보니 안전장구 하나 없이 작업을 해 구청에 보호 장구와 관련해 관리감독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자 구청 관계자가 구청의 직무이기는 하나 공사현장과 관련한 민원인이 제기한 사항이라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며 “누가 제기하던 안전문제와 관련해서 지도하는 건 구청의 당연한 책임 아니냐”며 어이없다고 말했다. 결국 전 씨는 안전문제와 관련해 노동부에 신고를 했고 노동부에서 공사현장에 행정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축 빌라의 공사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본지 취재후 최근 주민들과 건축주, 구청이 3자 모임을 가졌으나 원만한 타결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에 걸쳐 허공의 메아리가 돼어 온 주민들의 호소가 어떤 모습으로 해결돼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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