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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33]고척동 웬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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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33]고척동 웬수물
  • 김윤영기자
  • 승인 2006.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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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뛰어난 산수 때문에....
▲ 현 덕의초 인근. 웬수물 웅덩이에 비친 능골의 산수가 눈에 아른거린다.

고척동에는 청주 안씨, 청주 한씨, 평산 신씨등 세 성씨가문이 16, 17대에 걸쳐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었다. 이 중에 평산 신씨네 논 끝에는 원수물이라는 웅덩이가 있었다. 지금 영등포교도소 인근의 고척2동168번지 일대로 일제때 일본인 고바야시가 공장직원들을 위해 지은 삼공구사택이 있던 옛 상공구자리라고 한다.

처음엔 마르지 않고 흐른다 해서 붙여진 ‘원수물’(原水)은 그러나 오늘날 몇몇 고척동 토박이들 사이에서는 ‘웬수물’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왜일까? 신씨네 이 웅덩이는 능골, 그러니까 현재 고척2동 233번지 일대로 계단식 논과 밭이 있는 전원마을에 위치해 있었다. 이 웅덩이 위쪽에 신씨네 산이 있었는데 능골에서 산수가 가장 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묘자리를 잡으려고 했는데 결국 잡지 못해서 웬수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왜 묘자리를 잡지 못했을까? 아직도 웬수물을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에 의하면 이 산에 묘지를 잡으려 할 때 풍수지리에 의한 화산(華山)이 비쳤다는 것이다. 마르지 않는 큰 웅덩이에 신씨네 산이 비쳐 묘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그 때부터 원수 같은 웅덩이의 물이라는 뜻의 웬수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이곳은 산이 있었던 흔적도, 계단식 논이 있었던 흔적도, 그 마르지 않은 원수물도, 웅덩이에 화산이 비쳤다는 웬수물도 없다.

고척동 이 일대도 개발과 변화의 물결이 한창이어서 아파트로 채워지고 있다. 구로의 재미있는 유래들을 담은 지명들이 하나씩 사라지는데 대한 아쉬움은 구로가 변화하고 발전한다고해도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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