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도서관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구로타임즈가 지난해 11월경 구로지역정체성 관련 주민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관내 초․중․고 469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구로지역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부족한 시설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약 20%의 학생들이 ‘도서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과연 구로지역에는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비해 도서관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이다.

구로타임즈 자체 조사결과, 구로지역 내에는 시립도서관 2곳과 구립어린이도서관 1곳을 비롯한 각 동 마을문고와 학교도서관 등 총 80여 곳 남짓의 도서관들이 동네 곳곳에 풀뿌리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19개동으로 나누면 적어도 1개 동 안에 4곳 안팎의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관내에 들어서 있는 도서관 80여 곳에서 보유한 장서수도 모두 합하면 약 80만여권으로 구로구에서 가장 많은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고척도서관(보유권수 총 174,968권)에 비해 약 5배에 달한다.

이렇듯 우리 가까이에 적잖은 도서관이 존재함에도 우리들은 왜 도서관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구로타임즈는 이러한 의문을 화두로, 지역사회 내 풀뿌리도서관들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도서관 기획시리즈’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우선 구로관내 풀뿌리도서관들의 현황 및 특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1. 도서관 어디 어디에?
2. 도서관 활성화 문제점과 원인
3. 선진사례및 효율적인 활용 방안
-풀뿌리 도서관 네트워크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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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관 어디 어디에?
- 전문도서관 비롯 학교 교회 마을문고 등 다채
- 쏟아 붓는 예산 상당수... 운영 효율성은 ‘글

시립도서관 숫적으로 ‘우위’
구로지역 내 도서관들은 총 80여 곳에 이른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주민들의 터전 곳곳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이중 서울시교육청 산하의 시립도서관은 2곳이다. 시립 구로도서관(구로5동, 1984년 개관)과 고척근린공원 안에 위치한 시립 고척도서관(고척2동, 1990년도 개관)이 그곳이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2곳의 시립도서관을 이용하는 일일 평균 이용객 수만 2,117명, 보유 장서수 271,713권, 종사자수 34명에 이르는, 한마디로 구로구를 대표하는 종합도서관들이라고 불릴 만하다.

사실 서울시 안에 2곳 이상의 시립도서관이 위치한 자치구는 소수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은 총 22곳으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시립도서관을 가지고 있는 곳은 15개 자치구뿐이며 2곳 이상 가지고 있는 곳도 종로구, 용산구, 강남구, 강동구 등을 포함해 6곳이다.

하지만 구로지역내 시립도서관의 예산이나 장서수를 타지역 시립도서관과 비교해 봤을 때 별 차이가 없거나 구로도서관은 오히려 적은 편이다.


-동마을문고 문학서적 주류

관내 도서관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로구에서 4백여만의 예산을 지원해 새마을문고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동 마을문고가 19개 각 동별로 들어서있다.

 

동사무소내에 자리잡은 각 마을문고별 보유권수는 적게는 2천여권에서 많게는 6천여권으로 19개 동 마을문고의 보유권수를 합하면 총 92,001권. 시립도서관인 구로도서관에 버금가는 수치이다.

하지만 시 소설등 문학서적이 전체 서적의 65%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사회과학이 0.08%, 역사 0.06% 등의 타 분야 서적은 미비하다.

대부분이 통합 운영과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문고마다 특정 분야로 편중되거나 중복되는 책들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전문 사서 없이 자원봉사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대출과 반납 기능만 이루어지는 형편이다. 도서 관리나 도서 선정 등에서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는 고충도 이어진다.

현재 동 마을문고에 따라 1일 이용자수는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150명까지 천차만별이다.


- 학교도서관 “전문사서 부족”

마을 가까이 위치한 도서관으로 초․중․고 학교도서관을 빼놓을 수 없다. 구로구 관내에는 초등학교 23개교, 중학교 12개교, 고등학교 10개교에 각 1개씩 총 45곳의 학교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각 학교도서관의 경우는 학교예산의 5%, 약 920여만 원을 매년 도서구입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1개교 당 9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 수에 비해 도서관 규모나 도서수가 적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역내 초․중․고 45곳 중 사서교사를 두고 있는 곳은 5곳, 계약직 사서는 26곳, 기타(일반직, 기능직)는 1곳뿐이다. 때문에 첨단 멀티미디어 시설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으로 다양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문 사서교사가 없어 방과 후 놀고 있는 도서관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 와중에 구로구에서는 우신고등학교(궁동)와 영서중학교(구로3동)가 지역주민들에게 학교도서관의 문을 열고 있다. 우신고의 경우 서울시 교육청 지원을 받아 지난해 4월부터, 영서중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사서를 고용해 방학 때마다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다.

지역내 3개의 대학도서관의 장서 보유권수는 성공회대 168,694권, 동양공전 166,000권, 한영신학대 78,510권으로 시립도서관과 맞먹는 수의 방대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장서구입을 위해 1년에 사용되는 예산도 성공회대와 동양공전은 시립도서관보다 많은 2억 2천여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한영신학대는 도서구입예산으로 8천여만원을 쓰고 있다.

특히 각 대학은 대학별 특성에 따라 학과 전공위주의 서적을 비중있게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회과학 분야에 강점을 둔 성공회대의 경우 학교도서관 외에 민주자료관이라고 해서 약8만여건의 민주화운동, 사회운동과 관련된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한영신학대학의 경우 종교관련 서적이 43,258권으로 신학, 상담학, 이상심리학, 아동복지학 분야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 동양공전 역시 전기, 기술 등 전공 관련 서적수가 6만여권으로 공학부분 장서가 상당부분분을 차지한다.

- 주민속 지역도서관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만나기 위해 주민 삶 속으로 밀착해 들어온 도서관도 있다.

오류1동 새마을금고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오류도서관은 지역 내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 1978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오류동을 비롯한 인근지역 주민들의 ‘공부방’을 겸한 공공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 3만5천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300여석의 열람석과 휴게실, 스터디룸을 갖춰 1년에 5만여명이 넘는 인원이 찾고 있다.

구로종합사회복지관(구로3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표어린이도서관도 1만여권의 장서를 비치, 인근 어린이들의 학습․놀이공간으로으로 이용되고 있다.


- 교회도서관 어린이 도서관 전문화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도서관도 4곳이나 되는데,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고 지역사회 문화공간의 한 장을 열어가고 있다. 고척교회(고척2동)의 책사랑, 두레하나교회(구로5동)의 깊은산속옹달샘, 평화의교회(궁동) 몽당연필, 광진교회(개봉3동) 어린이도서관 등이 그곳.

아직은 이용자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1,700~5,000여권에 이르는 어린이 도서, 특히 저학년 위주의 창작동화 등 권장도서를 갖추고 지역주민들에게 녹아들기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매주 한차례 아파트 도서관

교회도서관뿐 아니라 신도림현대아파트(구로5동) 도서관의 경우도 마을 부녀회가 주축이 돼 매주 화요일마다 2시간씩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나 전문 도서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아파트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한번 도서관을 개방할 때마다 평균 30여명이 찾고 있으며 200여권의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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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은도서관 바람이 불면서 구로지역 내에도 주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을단위의 다양한 도서관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도서관마다 자기 도서관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을 뿐 지역주민들 사이로는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작은 도서관의 경우는 홍보 등이 안 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주민이 많을 뿐 아니라 한정된 예산으로 도서관 살림을 꾸려가다 보니 다양한 도서 구입이나 운영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장서 종류 또한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각 도서관별 특성을 살린 서적 보다는 거의 모든 문고가 일률적으로 문학 등에 많은 비중을 두거나, 베스트셀러 전집류 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지역 내 도서관에 투입되는 예산이 적은 것만은 아니다. 구로지역 내에서 시립도서관을 포함한 풀뿌리 도서관들이 도서구입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한해 예산규모는 총 8억8천여만 원에 이르고 있다. 도서관 규모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개 소 당 평균 1200만원을 도서구입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적지 않은 예산을 매년 도서관에 쏟아 붓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문화복지, 평생교육시대에 도서관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문화체험, 학습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중복된 예산사용을 탈피하고 각 도서관마다의 특성을 살린 전문화된 운영으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도서관이 돼야 한다.

지역내 풀뿌리 도서관의 유기적 연대와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의 지식정보 활용능력을 높이고 균등한 정보접근 기회 제공을 통한 정보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기획취재팀 송희정 기자
김윤영 기자
김경숙 기자
장철웅 기자
김민정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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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지역내 도서관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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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