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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늑장대처에 따른 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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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늑장대처에 따른 관재"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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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3일 되도록 아무조치 없어



방에 꽉찬 물 헤엄쳐서 구사일생



빗물 막을 모래 찾지못해 애태워



수재민숙식 남녀 혼숙에 '기절초풍'





지난 7월 15일 내린 호우로 구로구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일반가정 3687가구와 170여개의 공장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질적인 피해가구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있다.



개봉본동에 사는 김연랑(44)씨는 "작년에 그렇게 비가 많이 왔을 때도 마당이 조금 찰 정도였다"고 말하며 "주민들이 동사무소 등에 연락을 했는데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든 가전제품이 물에 젖어 3일간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치우고, 빨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 "침수 3일이 되도록 구청이나 동사무소 측에서 아무런 조치도 없다가 지난 18일 형식적인 조사만 해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로3동의 조모(46)씨는 "평소 상습 침수지역도 아니고, 한 두시간 비로 자동차가 100m나 쓸려갔다는 것은 천재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물살이 얼마나 세게 몰아 닥쳤으면 아스팔트가 일어나고 창문이 깨질 정도인가, 10년 동안 이 동네에 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하며 이번 비피해가 관재임을 주장했다.



구로3동 180번지 일대에 골목으로 빗물이 들이닥치면서 인근 30여 가구가 피해를 보았다. 태산빌라 지하층에 사는 주민들은 방에 물이 가득 차도록 문을 열지 못해 방에 물이 완전히 잠기고야 헤엄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야말로 구사일생이었다.



박기정(64,구로3동)씨는 "지역 주민들이 재해대책본부로 전화를 해서 빗물이 들이닥친다고 말했지만 본부측에선 주민에게 모래와 마대로 막으라고 말했다"며 모래가 있으면 전화하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침수 피해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구로동 주민 김모(여)씨는 "침수 피해 주민들의 임시 대피소로 지정된 '영서 초등학교'에 가봤더니 너무도 황당했다"고 토로.



"첫날은 담요나 라면 하나 구경 할 수 없었고, 더 기가 막힌건 동사무소 직원이 한 교실에서 남, 녀가 같이 자도록 배정했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끼어서 자긴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남자가 옆에서 자고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복지구로, 복지구로 하더니 이번에 구로의 복지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구로동의 서용석(47)씨는 "보상을 떠나 구측으로부터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하면서 "부구청장이 주민 앞에 사죄하겠다, 100번 절하겠다 말만 했지 이렇다할 대책이나 위로 한마디 없다"고 말했다.



구로주민들은 대책위를 마련, "천재가 아닌 늑장대처로 인한 관재임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구청 치수과 정상기씨는 "구청 직원과 동사무소 직원들이 14일(토) 오후 7시 30분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7개 빗물 펌프장에 19명의 인원을 대기, 55개의 펌프가 정상가동 됐다"고 말하면서 "구로구는 인근 피해지역과 달리 비피해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다는 것이 그나마 미리 대처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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