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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조례3년 끌다 단10분만에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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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조례3년 끌다 단10분만에 ‘부결’
  • 구로타임즈
  • 승인 2006.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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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학교급식조례안 부결 현장 스케치
지난 16일 내무행정위원회에 상정된 학교급식조례가 표결에서부터 부결되기까지의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회의 시작부터 회의가 끝날 때까지 의회 안팎에서 벌어진 수많은 일들은 구로구 지방자치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로서 한번 되새겨 볼만하다.


◇… “꼭 통과시켜주세요”
구의회가 위치한 구로5동 N빌딩 앞은 내무행정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오전 10시 훨씬 전부터 사람들로 술렁댔다. 이날 학교급식 구로구운동본부 소속 회원 20여명은 구의회에 출석하는 의원들에게 손수 포장한 우리농산물을 일일이 나눠주며 학교급식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의원 상당수는 선물 받기를 거부하며 굳은 태도로 일관, 이날 회원들이 준비한 우리농산물은 결국 의원들의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저 홀로 풀이 죽어야 했다.

◇… “한두 사람이 만든 조례” 라니?
이날 내무행정위 방청을 신청한 학교급식 구로구운동본부 회원들은 몇몇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보여준 말과 행동에 실소와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김종구(개봉1동)의원은 “학교장을 만나서 학교급식이 긴급한 사항이라면 구의회, 구청장에 신청서를 보내 정식 조례를 만들어야지 한 두 사람이 이러니 계속 심사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3년 전 구로구 주민 1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 조례제정을 추진한 학교급식 구로구운동본부 회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구로생협 김미영 이사장은 “당시 주민 서명을 받으러 다니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어떻게 구의원이라는 사람이 주민발의 조례도 모를 수가 있느냐”며 개탄했다.

신협섭(구로3동)의원은 내무행정위 시작 때 잠깐 얼굴을 비추고 회의장을 나갔다가 2시간여가 지나 마침 학교급식조례 심사 때 회의장에 다시 들어와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신 의원은 “구청에 구로3동 민원인이 와서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리를 비웠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손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날 의원들은 학교급식조례안에 대한 표결방식을 놓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홍준호(고척2동)의원은 “주민자치에 대한 의원들의 책임성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공개적으로 손을 들어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한수(수궁동)의원은 “평소처럼 손을 들어서 하기보다는 무기명 투표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조례안 표결방식은 다시 의원 표결에 부쳐야했는데 이때 채택된 표결 방식이 바로 공개적으로 손을 드는 것. 몸이 불편해 참석치 못한 최재무 의원과 김길년 위원장을 빼고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총 8명.

이중 무기명 투표를 하자고 손을 든 의원은 신현섭, 김호승(구로2동), 류근무(개봉3동), 김종구(개봉1동), 변한수(수궁동)의원 등 5명이고, 무기명 투표에 반대한 의원은 홍준호(고척2동), 백해영(구로4동), 황규복(개봉본동)의원 등 3명이었다.
< 송희정 기자 >
sh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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