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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음식물쓰레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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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음식물쓰레기 전쟁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8.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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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주민들 " 악취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공동전용용기 설치·청소차량통한 직접 배출 제안


광명시, 금천구 공동전용수거용기 설치로 해결
30가구당 한대꼴로 배치 ... "단독주택주민 호응"


더운 날씨로 인해 거리마다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 구내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방식에 새로운 전환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특히 전용봉투를 사용하고 있는 단독주택 등을 중심으로 더욱 강력히 제기되고 있어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구측의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골목마다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

현재 구로구 도로변이나 골목마다 음식물쓰레기봉투들이 있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식물쓰레기와 국물의 악취로 숨을 제대로 쉴 수없을 정도인 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전날 내놓은 음식물쓰레기봉지내에서 수분이 빠져 봉지 밖으로 흘러나오거나 환경미화원이 수거해가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썩은 물들로 골목과 도로변 곳곳이 음식물자국과 악취로 진동하고 있는 것.

게다가 각 가정에서 전날밤 문앞에 내놓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고양이나 개 등이 찢어 음식물을 곳곳에 헤쳐놓는가 하면 청소미화원들도 이같은 봉투들은 가져가지를 않아 곳곳에 널부러진채 발길에 짓밟히기도 해 단독주택마다 음식물쓰레기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는 문영희(54, 고척2동) 씨는 "음식물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전날 내놓으면 고양이등이 찢어 헤쳐진 음식물들로 보기도 역겹고 냄새가 진동해 견딜수가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하면서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이라고 소리높였다.

게다가 구로구가 지난해말 각 가정에 무료로 공급한 음식물쓰레기수거통도 쓰레기전용봉투를 사용해야 하는 단독주택 등에서는 별 쓸모가 없어 10명중 8~9명이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탁상행정에 따른 예산낭비였다는 비난의 소리도 높다.

개봉본동에 살고 있는 이성휘(51)씨는 "여름이라 냄새가 나서 며칠씩 음식물쓰레기를 보관할 수 없는데다 씽크대에서 음식물봉지에 넣어 바로 국물을 짜면 되기 때문에 수거통은 처음에 몇차례 이용하다 번거로워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본동에 사는 이경숙(64)씨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다보니 골목마다 버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국가적인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구청 청소행정과에 따르면 지난해 각 가정에 보급한 음식물쓰레기수거통은 총 14만개이며, 이가운데 단독주택용으로 공급된 것이 약 3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9만5천여개가 공급된것으로 알려졌다. 즉 수거통구입에 소요된 예산의 대다수가 공중으로 날아간 셈이다.

주민들 "대책 마련 시급"

종량제봉투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문전배출 방식이 이같은 문제점을 계속 노출시킴에 따라 단독주택 주민들사이에서는 아파트단지와 같은 공동전용수거용기를 동네 곳곳에 설치해주거나 일정시간에 청소차량이 순회할 때 직접 갖다 버리는 시스템으로의 보완 또는 전환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구로구청 청소행정과측은 " 단독주택에 공동전용수거용기도입에 대해 검토를 해보았으나 자기집앞에 용기를 놓지 못하게 하는 점이나 관리및 수거수수료징수에 따른 인력의 추가 소요로 처리비용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점이 많아 도입하지 않기로 했으며 현재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통을 분리시스템이 전혀 달라 이용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단독주택에까지 일괄 공급해 예산낭비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초 음식물쓰레기국물을 잘짜내 쓰레기처리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는 설명과 함께 서울시에서 두번째로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제를 도입한데 따른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광명시 , 금천구 동네에 전용용기 설치운영

음식물분리수거제 실시이후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이같은 공통적인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마다 나름대로의 개선방안들을 적극 마련해 추진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제를 실시해온 광명시의 경우 종량제봉투를 이용하는 단독주택단지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 3월부터 철산2동 단독필지와 하안1동단독필지에 이어 지난5월에는 빌라등을 중심으로 한 일반단독주택에 공동전용수거용기를 시범설치 운영하고 있다. 동네 곳곳에 약 30세대를 기준으로 60L용 공동전용수거용기를 한대씩 배치, 각 가정에서 종량제봉투에 담은 음식물쓰레기를 편할 때 전용용기에 버리도록 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광명시 철산2동에 살고 있는 주부 김진만(35)씨는 "동네마다 공동전용수거용기를 설치한 이후 수거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음식물쓰레기를 내다놓을 수 있는데다 냄새도 확실히 덜나서 대단히 좋다"고 말했다. 자기집앞에 공동수거용기를 두게 될 경우 애로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봉투가 터져 음식물과 국물이 새나오고 차에 짓밟혀져 있는 모습을 보며 악취를 맡는 것보다 그래도 용기를 두는게 훨씬 낫다"고 공동용기설치 장점을 강조했다.

이와관련 광명시 청소행정과 홍성원계장은 " 처음엔 자기집앞에 용기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반대해 운영초기에 다소 애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통장들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지역적 특성에 맞춰 장소선정과 관리를 하도록 하는등 문제점을 보완해가면서 아직 운영상의 큰 문제는 없는 편"이라면서 "현재 주민들중 70~80%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이달말까지 시범운영지역 단독주택주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를 토대로 단독주택지역내 공동수거용기 설치를 내년에도 확대운영할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로구 인근지역인 금천구의 경우도 지난해 9월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제를 도입하면서 단독주택 30~35세대당 한대꼴로 음식물쓰레기 전용수거함을 동네 곳곳에 배치, 운영하고 있다. 금천구 청소행정과 이달영계장은 "자기집앞에 놓는 것을 거부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용기 놓는 위치를 일정한 간격으로 집마다 돌아가면서 놓게 하면서 관련민원을 줄이고 있다"면서 "공동전용용기 사용으로 냄새나 외관상의 지저분함을 막을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계장은 현재 서울시 25개구가운데 10여개구가 단독주택지역에서 전용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지역내 공동수거용기에 배출토록 하는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시스템상 전용봉투만을 통한 문전배출방식이나 단독주택지역내 전용용기설치방식이나 나름대로의 운영관리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구로구와 인근 타지자체들의 문제해결 접근태도가 상당히 대조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광명시와 금천구는 단독주택내 전용봉투만을 이용한 음식물쓰레기수거방식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으로 공동수거용기제를 혼합 도입해서 봉투문전수거방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깨끗한 구로를 외치는 구로구는 지난1년동안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주민들사이에서 일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공동수거용기제에 대해서도 문제해결의지보다는 관리상의 애로만을 털어놓으면서 주민들로 하여금 가정과 도로, 골목 곳곳에 널려진 음식물쓰레기와 전쟁을 벌이도록 '종량제봉투만에 의한 문전수거방식'을 고집, 청소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만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또 취재결과 광명시나 금천구에서는 단독주택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분리보관시 종량제봉투를 사용해야 하므로 씽크대에서 물기를 짜 버리므로 가정용수거통은 필요없다고 사전에 판단, 단독주택등에는 수거통을 공급하지 않아 버려지는 수거통에 예산을 낭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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