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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 급식지원 실태/ 멍드는 동심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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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 급식지원 실태/ 멍드는 동심과 건강
  • 연승우
  • 승인 2005.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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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원짜리 식권에 김밥 자장면 대부분 ...지정음식점도 부족
- 식당확대 지역사회네트워크 등 시급

부실도시락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에서는 결식아동들에게 식권을 발행해 지정 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정식당이 한 동에 평균 2곳 꼴인데다, 이도 중국집이나 김밥집 등으로 업종이 거의 한정돼 있었다. 또 음식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식권이 2500원짜리라 해당 가격대의 라면, 김밥, 자장면 등 분식류를 결식아동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동들의 부실한 영양섭취와 건강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아 지역사회차원의 폭넓은 관심과 심도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실태= 구로구가 최근 집계한 경식아동 급식지원 현황자료(1월17일 기준)에 따르면 구로구내에서 급식을 지원받고 있는 결식아동은 모두 1,046명. 방학이나 휴일에 결식아동을 위한 지정식당은 구로구 19개동에 38개 업소로 ·한개 동에 평균 2개꼴이다.

동에 따라 10여명에 음식점2곳이 지정 운영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결식아동 30, 40여명에 1곳꼴로 운영되고 있는 동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심지어 결식아동이 90명이 넘는 일부 동의 경우는 지정식당 2곳 중 한 곳이 롯데리아로 지정돼, 실제 음식점은 1 곳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 식당 종류를 보면 김밥집(분식집포함) 20개 업소, 중국집 13개 업소, 도시락 3개 업소, 패스트푸드점등 기타 2개 업소이다.

이 중 가리봉 1동은 지정업소 2곳 모두 중국집이어서 아이들이 다양한 식사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동에서는 지정식당 2곳 중 한 곳이 제과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인 경우도 있어 식당 수의 확대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문제점= 식당 지정방식에 의한 급식 지원에 대해 아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중 하나는 식당에 직접 가는데 대한 창피함이다. 그래서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자장면 등의 배달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적잖은 실정이다.

급식지원을 받고 있는 한 여 학생(15,고척2동)은 “식당에 가서 식권을 내는 것이 창피해서 중국집에 배달을 자주 시켜 먹는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고척동에서 도시락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아이들이 식권을 가지고 와서 도시락을 사갈 때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많아 가급적이면 아이들이 식권을 가져오면 다른 손님들 눈에 띄지 않게 몰래 받아 보통 손님들과 똑같이 하려고 한다”며 식권을 사용에 대해 아이들이 느끼는 부담 정도를 설명했다.

또 식당의 음식가격이 대다수 2,500원을 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분식종류를 먹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 이로 인해 아이들이 비싼 가격의 음식을 먹기 위해 3~4장의 식권을 한 번에 사용하는 일도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을 통해 급식을 지원하는 경우 성장기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지 못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 대 책 =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식당을 지정해 운영할 경우 부실도시락사건과 같은 피해는 방지할 수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현실적인 가격지원이 되지 않아 식당을 지정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지정식당은 동당 3~4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식점 지정 확대문제는 일선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동사무소 사회복지사들에게도 적잖은 고민거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무도 많은데다 개별적인 접촉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

이런 가운데 관내 음식점 3천여개업소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음식업중앙회 구로구지회측은 결식아동을 위한 음식점의 참여필요성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구와 음식업중앙회 등의 공동 보조를 통한 대책마련도 한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음식업중앙회 구로구지회 사무국장은 “결식아동들의 동심을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네 음식점들과의 자매결연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음식점도 적지 않고 내 자식과 같은 어린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인데 (협조)하지 않을 업주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청에서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해온다면 결식아동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지원 금액 이상의 음식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의 방식에서는 음식점 확대와 더불어 아이들의 균형 있는 영양섭취와 식권사용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관내 사회복지시설, 공부방, 민간단체들과의 연계 등 보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접근방식으로 결식아동들의 몸과 마음까지 해맑게 해줄수 있는 ‘건강한 급식’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표> 구로구내 결식아동 급식지원 현황----------------------------------------

동 급식아동인원 / 지정음식점수 업종
오류 1동 130 명 / 2 중국집(1) 분식(1)
구로 4동 125 명 / 3 김밥집(1) 중국집(1) 분식(1)
개봉 1동 115 명 / 3 도시락(1) 중국집(1) 분식1)
고척 2동 106 명/ 4 분식(2), 중국집(1), 도시락(1)
구로 2동 92 명/ 2 김밥집(1), 기타(햄버거)
수궁동 79 명/ 2 김밥집(2)
구로본동 65 명/ 2 분식(1), 기타(햄버거)
오류 2동 65 명/ 3 김밥집(1), 중국집(2)
가리봉1동 47 명/ 2 중국집(2)
개봉 3동 42 명/ 1 김밥집(1)
신도림동 39 명/ 2 분식(1), 김밥집(1)
구로 3동 31 명/ 2 분식(1), 중국집(1)
구로 6동 28 명/ 2 중국집(1), 분식집(1)
가리봉2동 27 명/ 2 중국집(1), 김밥집(1)
개봉본동 14 명/ 1 김밥집(1)
고척 1동 14 명/ 1 김밥집(1)
구로 1동 10 명/ 2 빵집(1), 김밥집(1)
개봉 2동 9 명/ 1 김밥집(1)
구로 5동 8 명/ 1 분식집(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9개동/ 계 1,046 명/ 38 개 업소

*구로구 집계 2005년 1월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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