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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카페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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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카페 95℃'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9.05.2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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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매점이 "달라졌어요"

구로고등학교(교장 이종배)에 사회적협동조합 '카페 95℃'(이하 카페95℃)가 지난 24일(금) 오후 학생, 학부모, 학교 관계자 및 구로지역 기관장 등의 축하 속에 개소식을 갖고 본격 출범해 지역사회 및 교육계의 큰 주목을 끌고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등 학교의 4대 주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비영리조합이고, 특히 학생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고 학생 조합원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한층 크다.

구로고 매점은 그동안 야외 컨테이너박스에서 운영돼 왔으나 지난해 12월 수익구조 악화문제로 갑자기 운영이 중단됐다. 학생들이 먹거리를 접할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학교 내에는 학생동아리인 사회적경제 및 학교협동조합 동아리가 창설돼 활동하고 있었고, 교사동아리인 협동조합 교원학습공동체가 결성 운영돼, 자연히 신설 매점을 사회적협동조합 형으로 설립할 수 있는 분위기 및 필요성이 형성됐다.

학교 관계자는 "미래 사회는 협업과 창의력, 공동체성이 중요한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배운 것을 실천하고 실험해볼 기회가 드물어 학교 내에 학생동아리 및 교사동아리를 만들어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에 대해 연구하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을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다"면서 "이러한 교육적 의미로 학교협동조합을 설립 운영해 보는 것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며 매점의 사회적협동조합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매점의 학교협동조합 설립에 관한 의견수렴 결과, 교직원 유효투표 61.5% 찬성, 학부모와의 간담회, 학생 유효투표 81.9%의 찬성이란 지지를 기반으로 2018년 12월 31일 구로고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했고, 학교협동조합(매점)의 구체적 설립 절차를 가지게 된 것.

이러한 추진과정에서 학생동아리 및 교사 등은 사회적협동조합 전문 관계자들과 수차례 만나 교육을 받고 견학을 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더욱이 학생 및 학부모 중에는 구로고 옆에 위치한 영림중학교 출신이 많아 큰 도움이 됐다고.

영림중은 구로고보다 몇 해 앞서 최초의 교내매점 사회적 협동조합을 운영해온 곳이다. 이에따라 영림중 매점조합의 경험과 운영방법을 벤치마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페 95℃는 1인 출자금 5,000원으로 1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이중 학생 36명, 교사 38명 나머지는 학부모 및 지역주민이 조합원이다. 학생이 주도하고 교사가 협력 지원하는 조합으로 구성원을 조직한 것이다.

카페 95℃는 현재 학교후관 1층 창고를 개조해 40여㎡ 규모로 아담하게 마련했다. 매점 실험운영 전에 학생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판매품목을 정했고, 수시로 학생의 의견을 모아 건강한 먹거리를 가능한한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약 50여개의 품목 중 친환경제품 50%와 일반제품 50%로 구성하여 편의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인기 있는 품목으로는 빵과 음료, 아이스크림 등이다.

"이른 등교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 매점에서 빵 우유 등을 먹을 수 있고, 체육시간 이후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는 것이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현금과 함께 카드를 받았으면 하는 의견이 많아 1000원 이상이면 카드를 받는다고. 카페95℃는 학생들의 의견을 받는 상징 매개체로 소원나무를 매점 앞에 배치해 언제든 의견쪽지를 나무에 매달면 회수해 가능한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인기품목인 아이스 콘 가격을 내렸으면 하는 의견이 많아 결국 1200원에서 1000원으로 인하하고 문구류도 입고했다고 한다. 또 소원나무의 소원(의견)에 대해선 매점 운영자가 의견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게시하는 등 학생(소비자)과 매점(판매자)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장순천 이사장(학부모, 구로5동)은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로 매장을 꾸며서 학생들에게 건강한 먹거리 등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휴게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사회적협동조합이란 취지에 걸맞게 이익창출보다 공유경제의 체험장이자 실습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 조합원들도 "편안하게 매장을 이용하면서 공유경제 공부하는 체험장 나아가 학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모범적인 매점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학생조합원들이 자주 토론하면서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전달하는 한편 학생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미는데 신경 쓰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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