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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사이로] 우리 삶 지키는 '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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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사이로] 우리 삶 지키는 '매의 눈'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23.10.2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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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타임즈가 23주년을 맞이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그런 시간을 두 번 이상이나 감당해냈다. 칠흑 같던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영민함과 결단으로 반짝이던 눈동자는 인내와 지혜로 깊이를 더해갈 만한 시간이다. 

23년, 참으로 길고 고단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감당해내야 할 시간의 무게 또한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리고 구로타임즈 역시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므로 신 끈을 다시 조여 매는 심정으로 이번 23주년을 맞이할 것 같다.

지금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몸 앞에 휴대폰이 붙어 있는 듯 느껴진 때가 많다. 아무리 늦었더라도 센터에 휴대폰을 두고 간 아이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온다. 가방이나 옷 같은 물건을 잃어버리고 갔을 때와 사뭇 다른 반응이다. 

휴대폰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휴대폰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위로받는데 익숙한 아이들은 그것 없이는 한순간도 온전한 느낌으로 존재할 수 없는 듯하다. 그리고 그 휴대폰으로 인해 어느 정도 기성세대와 기존 언론에 의지하던 우리의 삶의 양식이 바뀌고 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따라서 종이신문의 시대는 급격히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침에 종이신문을 받아보는 집들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전철 안에서 신문을 꺼내 드는 순간 박물관에서 뛰쳐나온 유물 대접을 받을 정도가 되었다. 한때 국민의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중앙의 일간지들이 그러할진 데, 그 부침의 세월 속에서 23년을 견뎌온 지역신문의 노고야 말해 무엇할까?

그러나 오늘은 생일날이자 잔칫날이다. 그런 날 이런 암울한 예언과 축사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처사다. 더욱이 이제는 무엇보다 지역이 우선시되는 세상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때이다. 

그래서 중앙에서 벌어지고, 누구나 관심을 기울일만한 일은 아무나 입을 열어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지만, 우리 동네 곳곳의 사정과 그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 이곳을 자기 삶의 터전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마음을 쓸만한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지역신문은 그런 지역중심주의를 대표할 만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일을 주민으로 감당해 온 구로타임즈의 저력은 또한 돋보이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민간 저널리즘이 가진 한계가 물론 없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민간이 이만큼이라도 감당을 해온 것을 우선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구로타임즈가 해온 역할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때로는 지금 무엇에 관심을 두어야 할지 제대로 살피지도 못하고 살아왔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구로타임즈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구로주민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역할을 잘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무엇보다 부끄러워해야 함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20년 동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말 모를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어느날부턴가 갑자기 AI가 구로타임즈를 배달하고 있을 수 있다.

 또한 앞으로의 20년 동안 강산이 또 두 번 변하는 것이 아니라 강산이 녹아내리고 폭발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징후를 포착하고 우리 삶을 지켜내는 데 필요한 매의 눈, 그런 구로타임즈를 함께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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