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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조리 능력' 건강과 지구까지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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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조리 능력' 건강과 지구까지 살린다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2.03.18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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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할 줄 아는 능력이 건강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막는다. 

필자가 식생활공부를 처음 접했을 때, 화학물질 등으로부터 피하고자 하는 식품안전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다. 차츰 공부를 하면서 질병은 유해물질뿐 아니라 영양의 불균형에서 오고, '음식을 먹는 게 다가 아니구나, 마음먹는 것도 중요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시기마다 주제가 변했지만 이론 강의가 주를 이루다가 어느 때부터 요리교실을 병행하고 있다. 

식생활교육에서 이론교육만 할 때보다 요리교육을 병행하니 교육신청 마감이 빠르고 학교나 단체에서도 주로 요리교육을 신청하는 것을 보고, 처음엔 요리교육이 약간 '미끼'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식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채소를 잘 먹는 것인데, 아이들의 경우 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는 어떤 실험보다도 요리실습이 효과가 좋았다. 채소를 안 먹는 아이들이 자신이 만들었으니 한 입 먹어보고, '이상할 줄 알았는데 괜찮네.' '생각보다 맛있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채소를 전혀 안 먹던 사람에서 조금 먹는 사람으로, 고기나 튀김만 골라 먹던 사람에서 채소가 섞인 음식을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는 사람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나의 건강과 지구를 생각하면 조리할 줄 아는 것 또한 채소를 잘 먹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에 더 느낀다. 

어느 정도 큰 아이들도 아이들만 집에 있는 때, 아무 것도 못해 먹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해 놓은 음식을 먹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해서 먹는다. 이렇게 생활하던 아이들이 자라면 어떻게 될까. 인스턴트식품이나 배달음식만 먹을 확률이 높다. 

청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니 장을 봐 와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을 신기하게 여긴다. 직접 안 해 먹는 이유는 다양하다. 귀찮아서, 갑자기 하려니 준비된 재료가 없어서, 할 줄 몰라서, 칼을 잡기가 겁이 나고 어려울 것 같아서, 도전하기 겁나서. 재료의 포장단위가 커서 1인 가구가 가끔 조리하는 경우 사용 못하고 버리는 게 많아서. 

배달음식이 좋다. 힘들이지 않고 클릭만 하면 원하는 음식이 온다. 꽤 맛있다. 종류가 다양해서 싫증나면 이리저리 바꾸면 된다. 건강 걱정은 별로 안 한다. 

문제는 포장용기다. 일회용이나 다회용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 오는데, 음식에 기름기라도 있으면 용기를 닦고 씻는데도 시간과 물이 많이 든다. 깨끗이 씻어서 재활용으로 내 놓는다고 해도 재생과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대강 씻어서 재활용에 내는 경우는 다른 것까지 더럽혀진다. 귀찮아서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리기도 한다. 쓰레기 처리문제는 지자체마다 골칫거리고, 소각하면 온실기체가 발행한다. 가끔만 배달음식을 먹어도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집에서 직접 조리하면 신선한 재료와 천연양념으로 건강도 챙기고, 포장 쓰레기가 적으니 일석이조다. 정부예산으로 진행하는 식생활교육에서 요리교육을 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요리교실을 온·오프라인으로 해마다 개설하고 있으니 어려울 것 같고 겁나서 못하고 있는 청년들은 정보를 접했을 때 도전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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