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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 "전통시장은 선택 아닌 필수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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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 "전통시장은 선택 아닌 필수이죠 "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1.09.18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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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가족위한 값싸고 싱싱한 먹을거리 찾아 "
상인들 "고른 지원 필요 … 주차장 화장실 시급"

 

추석을 목전에 앞둔 지역내 많은 전통시장들이 후끈하다. 구로구내 전통시장으로는 등록· 인정 시장으로 총 9개의 시장이 있다. 

△구로시장(구로4동 소재) △남구로시장(구로4동 소재) △가리봉시장(가리봉동 소재) △오류시장(오류1동 소재) △고척프라자(고척1동 소재) △고척골목시장상점가(고척1동 소재) △개봉프라자(고척2동 소재) △고척근린시장(고척2동 소재) △개봉중앙시장(개봉2동소재)이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개설시점으로 보면 구로구내 시장 중 구로시장이 최초이나, 등록시장으로 인정된 시점으로는 오류시장이 최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가는 설레임의 추억" 
전날 내린 가을비가 그치고, 시장 곳곳에 활기가 넘치던 지난 8일(수) 오후. 오른손에는 과일, 왼손에는 돼지고기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남구로시장 곳곳을 누비는 김정남씨(70대, 구로2동)에게 '구로시장'과 '남구로시장'은 자녀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정다운 공간이라고.

"구로시장에서는 주로 옷을 팔아서 아이들 옷을 사러 다니기도 했고, 구로시장 근처 골목골목 자율시장(현. 남구로시장)에서는 지금처럼 축산물, 각종 채소 과일 등이 싸서 매일 아이들과 장을 보러 나오기도 했어요. 2000년대 들어 점차 중국 교포들이 들어오며 중국 가게들이 늘어나고 이름도 '남구로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예전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시장길에 나설 때 잡아던 자녀들의 손은 이제 손주들의 고사리 손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시장을 찾는 설레임과 즐거움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씨는 "남구로시장은 예전보다 훨씬 규모도 상권도 커졌지만, 그에 비해 구로시장은 예전 호황기가 무색할 만큼 (판매) 품목도 줄고, 가격도 비싸져 점점 낙후되어 가고 있다"며 서민들의 많은 추억이 담긴 지역의 전통시장들이 더 활성화되고,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버스타고 시장본 후 피곤 '한짐' 
"시장이 왜 필요하냐고요? 전통시장은 '필요하냐'는 선택지가 될 게 아니라, 필수적으로 있어야 해요. 전통시장은 그야말로 서민들이 매일 다니며 싱싱하고 저렴한 물건들을 찾고, 그걸로 내 가족이 먹을 밥상 한 끼 맛있게 차리고, 서민들의 행복과 삶이 있는 곳인데 필수가 되어야죠."

추적추적 옅은 가을비가 떨어지던 지난 7일(화) '오류시장' 인근 노점상에서 상추를 사던 이상숙씨(60대, 수궁동)에게 시장이 필요한지에 대해 물어보자, 그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답변했다.

유년기 시절부터 수궁동 일대를 돌며 구로토박이로 살아왔다는 그녀는 "대규모 마트가 많은 구로동이나 신도림에 비해 고척· 개봉· 오류 이쪽에는 전통시장이 많다는 것 또한 장점"이라며 "고척근린시장도 좋지만, 개봉역 근처에도 (개봉중앙)시장이 있고, 예전 오류시장도 구로에서는 지금 남구로시장 못지않게 큰 규모의 시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없는 시장을 주민을 위해 만들어도 모자랄 판국에 이렇게 교통 좋은 곳에 있는 시장이 저렇게 되다니... 그래서 주민들은 역곡(시장)이나 광명(시장)으로 가야 하고.. 버스, 지하철에 무거운 짐을 싣고 이동하다 보면 금세 피로가 쌓여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며 "오류시장이 예전처럼 다시 활기 넘치게 된다면,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으니 모두가 좋은 게 아니겠냐"며 혀를 찼다.

오류1동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도 "시장정비사업한다며 상인들을 강제로 내쫓아 버렸어도 그 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간 게 아니라 노점상부터 작은 가게들까지 다 오류시장 근처에서 장사를 한다"며 "그것은 여전히 '오류시장' 주변부는 '전통시장'으로 장사가 잘되고 있고, 상인과 주민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이라서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 고른 혜택을 "
전통시장 상인들은 지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을까.

시장 상인들의 공통적인 고민과 소망은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 시설들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특히 고객이용 편의를 위한 경쟁력제고 요건으로 '주차장'과 '화장실'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구로시장과 구로시장에는 천장형 아케이드(지붕)등을 시작으로 신축된 화장실과 고객쉼터 주차장 등 각종 고객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일부 시장들은 '화장실'조차 없는 곳도 있었다.

고척골목시장상점가(고척1동)상인회 측은 "주민들이 이용하며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화장실'이 필수적인데, 이곳은 공동화장실조차 마련돼 있지 못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며 "수년간 새마을금고나 인근 건물 등으로 (화장실)을 안내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쌓여 손님들이 더는 (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고척근린시장과 오류시장, 고척골목시장상점가 등 지역 내 전통시장 상인회들은 주차장 부재 또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상인회 측은 "자가용을 운전해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 편의가 1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전용 주차장이 없어 대로변이나 시장 인근 골목골목 불법 주차를 해야 하면 어느 누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들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정 한 두 곳의 시장에 집중적으로 (정책적) 지원하고 홍보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지역상권 활성화 성공 사례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지원) 혜택이 부족한 시장들은 점점 손님의 발길이 끊기고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구로타임즈가 만난 구로지역내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불경기에다 코로나19까지 몰아닥치면서 지난 2년간은 너무나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놓으며 "대규모 유통업체들에 맞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역의 모든 전통시장이 고루고루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관이 나서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소망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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