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09:53 (금)
[건강씨앗 ] 우리 농산물 '좋은 것이니'
상태바
[건강씨앗 ] 우리 농산물 '좋은 것이니'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0.09.04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세요?'라고 물으면,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다. 무심하게 구입하고 따져보지 않게된다. 물론 우리 농산물만 100% 먹으려고 하면 부족할 테니 수입 농산물을 전혀 안 먹기는 힘들다. 작정하지 않으면 평소 거기까지 생각이 안 간다. 식량의 절반가량을 수입하는데도 말이다. 어느덧 우리 농산물은 비싼 물건이 되어 있다. 우리 농산물이 좋은 건 다 알지만 주부들은 우리 농산물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수입 농산물을 집어 들기도 한다

필자는 오래전 옆집 아줌마의 소개로 수입 마늘을 시중보다 저렴한 통로로 구입한 적이 있다. 초등학생이던 옆집 딸아이가 한 마디 했다. "우리나라 것을 사야지~" 어른 두 사람은 "그래, 너 말이 맞아. 하지만 우리가 지금은 싼 거 살 수밖에 없어."

우리는 식빵 같은 것은 전혀 사지 않았다. 완제품보다는 재료가 저렴하니까 밀가루와 계란으로 빵을 해 먹던 때다. 그러다가 IMF 시대가 되었다. 아이들 돌에 받은 금반지를 팔고, 확실히 알고 있는 수입품, 수입 밀가루를 사지 않기 위해 좋아하던 부침개, 수제비를 줄이고 세끼 밥을 열심히 해 먹었더니 지출이 늘었다. 다시 수입 밀가루를 먹어야 하나 망설였다.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우선 구입하면 어떨까. 명품 가방 같은 것은 구입하지 않지만, 공임이 들어간 빵도 좀 사고 외식도 가끔하는 정도의 생활이라면 말이다.

농업인들을 위해 우리 농산물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판매량이 적거나 가격이 폭락하여 생활이 어려우면 농업인은 하다 하다 그래도 안 되면 다른 직업을 찾아 농사를 버릴 수밖에 없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그러면 된다. 그렇게 농업인의 수가 크게 줄었고, 식량 자급률도 줄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우리나라에 농사가 없어질 판이다. 우리 농산물 없이 마냥 수입 농산물이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기후 변화로 세상이 달라지면 계속 수입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우리 농산물, 우리 농업은 건강 이전에 생존임이 명백하다. 

농사가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까짓 꺼 내가 하지 뭐'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계화로 사람이 많이 필요 없는 농사 방법이 개발될까? 그 때까지는 누군가 농사를 지어야 한다. 그래서 농업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가뭄과 장마 태풍이 오면 농작물이 마르고 녹고 쓰러진다.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녹아내린다. 농산물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알고 있다. 

농업인들은 많이 팔지 못해도 가격이 좀 오르면 그나마 숨통이 트였는데 이게 옛날 얘기가 된 지 오래다. 수입 농산물을 들여와서 부족한 수량을 채우면 농업인들은 심각하다. 지금 코로나19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데,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도 적을 게 뻔하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번 차례 상은 작정하고 우리 농산물로 치르자. 우리 밀로 전을 부치고 우리 과일을 상에 올리자. 집에서 만드는 음식만큼은 우리 농산물을 먹으려고 노력하자. 떡과 과자를 구입할 때도 우리 쌀, 우리 밀인지 '원재료명'을 살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