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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305]한 퇴직공무원의 신선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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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305]한 퇴직공무원의 신선한 '도전'
  • 김경숙 기자
  • 승인 2015.09.0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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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인 대표 (희망행정사 사무소)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개업식을 한 그 날밤 처음으로 편안하게 잤어요. 참석해주신 분들이 남들 퇴직할 때 창업하다니 용기가 대단하다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셔서 힘도 되고요".

여름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지난 달 21일(금) 오후, 개봉사거리에 행정사 사무실을 내고 개업식까지 마친 희망행정사 사무소 박용인(61) 대표는 지난 두 달여 동안 부지런히 준비해 온 '인생 제 2막 무대'를 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개봉3동장에 이어 구로구청 건설관리과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해 10월 명예퇴직, 27년에 걸친 구로구청 공무원의 삶을 정리한 박 대표는 '행정사 대표'라는 타이틀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열심히 뛰면 인생 2막의 후반부가 보장된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퇴직 후) 6개월정도 공백기간 중에 과연 내가 이 (단조로워지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무엇인가 하고싶어도 하지 못할 나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일단 해보기로 결정했지요. 단계를 밟아가면 내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퇴직 후 오라는 회사도 있었지만, 출퇴근과 영업실적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내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도 한몫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사를 선택했다. 돌이켜보니 2000년대 초반 2년정도 구청 감사실 산하 직소민원실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며 다양한 민원처리를 했던 경험이 큰 공부가 됐고, 공무원 재직시절 취득해놓은 행정사자격이 든든한 자산이기도 했다.

"아직도 행정사에 대해 모르거나, 예전의 대서소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행정사법에 따라 할 수 있는 업무가 무척 많습니다. 음식점영업정지나 음주운전 이의신청 등과 관련한 행정심판은 물론이고 국적취득 등 출입국관리업무 등으로까지 광범위해졌습니다. 여기에다 행정사들이 아직 취급하지 않고 있는데, 영업용차량에 대한 구제활동도 펼치고 싶습니다".

공무원시절 교통관련 부서에 있을 때, 영업용택시들이 때로는 잘못 없이도 자기권리를 제대로 요구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경우를 종종 봤던 경험에 비추어 행정사 역할이 필요한 부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로 박 대표는 승차거부를 들었다.

"영업용택시는 승차거부와 관련해 2년에 3회 적발시 면허취소됩니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아닌 승객의 오해나 거짓말로 '승차거부'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청문기간이 길어서 매일 일하는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생각지 않게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는 거지요".

앞으로 10년 뒤인 70대의 희망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박용인 대표에게 은퇴를 걱정하는 장년층을 위한 조언 한마디를 요청했더니 다음과 같은 말이 돌아왔다.

"어느 광고에서 '당신이 10년만 젊었으면 희망이 무엇이겠느냐'고 묻더군요. 그러나 아무것도 안하면서 60, 70세가 되는 것보다 지금부터 무엇이라도 해야 10년 뒤의 삶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50대 이후는 자기개발을 하기에 적절한 때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적성을 살려서 도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60세가 넘어서도 포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퇴직공무원들의 전유물' '논공행상식 인사'라는 눈총속에서도 일부 퇴직공무원들의 지역공공시설장 '점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 인생을 일구어나가려는 박용인 대표의 땀방울과 도전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 문의 86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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