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도새기' 박민영(44) 사장은 2002년 개업 때부터 제주도 녹차돼지고기와 흑돼지를 항공으로 직송 받아 사용해왔다.
그것도 제주도 돼지농장에서도 맛 좋기로 소문난 농장과 거래를 하며, 고기 메뉴에 제공되는 세 가지 젓갈인 멜젓(멸치젓), 자리젓(돔과의 생선젓), 갈치속젓 역시 제주 해녀이신 박민영 사장의 장모님께서 보내주는 제주표다.
제주도 말로 도새기인 돼지고기는 다시 구이용 부위로 선별해서 잘라내고, 칼질을 하는데 칼을 15도 정도 누인 상태에서 사선으로 2~3cm 두께로 칼집을 낸다. 구웠을 때 가장 식감이 좋은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삼겹살이라도 손님마다 원하는 부위가 달라 아예 작업대를 주방 밖으로 나와 손님이 보는 앞에서 바로 썰어낸다. 이제는 눈 감고도 정확한 두께로 정교하게 고기를 써는 박 사장은 한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이들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도왕(刀王)'에 선정되었다.
이렇게 정성스레 칼집을 낸 돼지고기에 소금 후추로 된 밑같을 뿌리고 숯불 위에 올려서 육즙이 칼집 사이로 배어 나올 때 뒤집는다.
"흔히 고기를 구울 때 자주 뒤집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돼지고기는 그렇지 않다. 계속 조금씩 흔들고 뒤집어서 서로의 기름이 부딪힐 때 더 맛있다"고 박 사장은 귀띔한다. 기본 장에 찍어 먹으면 깔끔하면서 고기 고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고, 고기와 함께 불판에서 데워지는 멜젓에 찍어 절임깻잎에 싸먹는 맛도 색다르다. 후식으로는 냉면 외에 구수한 누룽지도 일품이다.
"사실 저희 가게가 목이 좋은 곳은 아니에요. 좋은 고기로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는 데에만 승부를 걸어 이제까지 왔어요. 오픈 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제주도 분이 식사를 하러 오셨는데 알고보니 손님 친구분이 아내의 은사셨어요. 그 분이 그 뒤로 소개도 해주시고, 회식도 와주시는 바람에 자리 잡는데 큰 도움이 되어 주셨어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 더 있는데 병상에 계신 친구를 위해 전복죽 사 가신 손님이 며칠 뒤 오셔서 "그 친구가 맛있게 잘 먹고 다음날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 고맙다는 인사를 대신 전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럴 땐 코끝이 찡하면서도 더 정성껏, 맛있게 준비하자는 각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 주요메뉴
·제주토종흑돼지 180g 14,000
·제주녹차오겹살 200g 13,000
·제주 주먹고기 200g 13,000
·제주 옥돔구이 13,000
·제주 전복내장죽 12,000
·제육볶음 8,000
·청국장 6,000
■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 12시
■ 좌 석 실내 44석
■ 문의 및 예약 2687-9768, 주차가능
■ 휴 무 일 명절 외 연중무휴
■ 위 치 오류역 2번 출구에서 길건너
푸르지오아파트 방향으로 100미터 직진
오류2동 135-6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