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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13]구로힐링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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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13]구로힐링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05.23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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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엄마들의 '참 재미난 마을살이'

구로시장 안의 만남의 광장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벼룩시장이 열린다. 이제는 시장 명물이 된 이 행사는 아이를 키우는 몇몇 엄마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고 준비해 시작되었다.

"7~8년 전에 육아관련카페에서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용품을 기증하고 무료로 받으면서 구로동 엄마들을 알게 됐어요. 서로 관심사가 비슷하고 하고 싶은 것도 같다보니 지역에서 육아카페를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도 금세 모아졌어요." 스텝 최대현(30, 구로동) 씨는 그렇게 2013년 9월에 온라인카페 '구로힐링맘'이 결성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구로힐링맘은 또래를 키우는 동네 엄마들이 육아고충도 카페를 통해 해소하고, 서로 가지고 있는 물품을 교환하고 기증하고, 물려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해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엄마들이 행복해야 육아도 행복하다'는 것이 모임의 모토이다.

스텝 김현주(30, 구로동) 씨는 구로시장 안에서 운영하던 옷가게를 접고, 그 공간에서 회원엄마들의 배움공간인 공방으로 변신시켰다. 리본아트, 미싱, 요리, 냅킨아트, 양말공예, 통가죽공예 등 회원들이 재능품앗이를 하고, 각종 공예를 배우면서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아내간다.

회비는 재료비 정도라 가게 임대료도 벅차지만 엄마들이 육아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로힐링맘은 지난해 9월에 한 번 더 큰 일을 벌였다. 마을공동체 골목축제에 응모해 8개 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구로시장 만남의 광장에서 미니콘서트, 벼룩시장, 전통놀이체험을 진행했다.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젊은 엄마들은 재래시장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와 이웃도 사귀고, 필요한 물건을 착한 가격에 구입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구로힐링맘 회원들에게는 아이를 키우며 잠시 접어 둔 꿈을 살며시 꺼내는 계기였다.

일년 동안 엄마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신반의했던 아빠들은 골목축제를 보면서 비로소 인정을 하고, 축제 마무리 철거작업까지 도우며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

"내 실력으로 무슨 판매를 하냐던 주부회원들이 1년간 배우고 키워온 실력으로 리본핀, 매듭팔찌, 테팅레이스 등을 팔면서 자신감과 보람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미싱으로 아이옷을 만들어 입히던 스텝 박선자(42, 구로3동) 씨 역시 회원들에게 미싱을 가르치면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가산동에 사는 박지숙(29) 씨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연년생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의 일을 접어둔 상태였다. 벼룩시장에서 그동안 만들었던 리본을 팔고나서 정리하려고 했는데 리본이 완판되고, 인기를 얻자 오히려 구로힐링맘 리본강사로, 이제는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다. 7~8년 교육회사 강사활동을 하던 최대현 씨는 직업병처럼 동네에서 아이엄마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건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반응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손만 내밀면 얼마든지 이웃도 친구도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마을에서 엄마들과 건강한 소통에 확신을 갖는다.

"우리들의 꿈과 가치만으로 이제까지 달려왔어요. 형체가 보이는 일이 아니라 힘들기도, 고민도 많았지만 나와 다른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마을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그러다보니 마을을 더 깊고 넓게 보게 됐어요." 김현주 씨는 이웃 한 명 한 명을 더 알아가면서 안전하고 재미있는 마을을 꿈꾼다고 강조해 말했다.

'힐링벼룩'은 3월~10월까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구로 시장 내 만남의 광정에서 열리며 벼룩시장, 아트마켓, 각정 체험부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참가신청문의 010-2124-8989. 구로힐링맘 가입 cafe.naver.com/healingmom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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