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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92]배드민턴장과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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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92]배드민턴장과의 '이별'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4.09.01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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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화씨

2004년부터 배드민턴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는 이옥화(고척동, 64) 씨는 2011년 오류고가하부 배드민턴장이 운영을 재개할 때부터 직원으로 함께 일해 왔다.

오류고가하부 배드민턴장은 2011년 운영을 다시 시작하기 전엔 1년 가까이 문을 닫아 왔기 때문에 관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정비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특히 처음 1년 여름 장마철엔 비바람이 너무 많이 새들어와 혹여나 물이 샐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비로 비 가림 천막을 달았다. 그리하고서도 내부로 빗물이 들이칠까 걱정돼 집에도 못 들어가고 배드민턴장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여러 번이었다.

이 씨는 "상황이 너무 열악해서 초기엔 비오면 우산 쓰고 밥 먹고 그랬다"며 "겨울엔 또 추울까봐 주민들이 들어가서 쉴 수 있도록 배드민턴장 가운데 휴게실도 만들고 난로도 설치하고 했었다"고 전했다.

장마와 추위와 싸워가며 운영한지 어느덧 3년이 넘었다. 그동안 배드민턴장 수탁자인 정수환(65) 씨와 직원 이옥화 씨는 음력 설날과 추석 당일만 쉬어가는 정성으로 배드민턴장을 운영했다. 3년간 단 6일만 문을 닫은 셈이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운동시설이라는 게 원래 문을 닫아두면 사람들이 다 다른 데로 빠져나가요. 쉬는 날도 계속 운영을 하다보니까 주민들이 하나 둘 찾아오게 되고 비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니까 이용객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 거죠. 그 점에선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해당 배드민턴장을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게 돼 기 수탁자가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직원인 이옥화 씨도 현장 일을 정리하게 됐다. 이 씨는 이제와 특별한 미련은 없다고 했지만 지난 3년간 고생의 손길이 묻어있는 현장을 떠나는 마음이 가볍지 만은 않아 보였다.

"그동안 정도 많이 쌓이고 고생한 게 아깝기도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죠. 혹여나 비용이 오르거나 쉬는 날이 많아지면 주민들의 이용이 불편해질 텐데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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