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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88]5년전 입문한 '그림'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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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88]5년전 입문한 '그림'에 푹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4.07.2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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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경씨(고척동)

김옥경 씨(고척동)는 근년 들어 그림그리기에 푹 빠졌다.

개봉동 삼환아파트 상가에서 미술교습 및 화실로 사용하고 있는 같은 구로미술협회의 동료 작가의 화실 일부를 얻어 작업실에서 밤을 새워 그림을 그리는데 불꽃을 피우고 있다.

5년 전 구로문화원 미술프로그램을 접하기 시작해 지역의 유명 미술작가인 강사로부터 개인교습을 받으며 일취월장, 개인전, 지역 미술전, 해외교류전 등에 작품을 걸고 있고, 평론가상,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대상, 유나이티드갤러리 선정 올해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화를 시작해 지금은 수채화로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미술이 역사 및 사회의 기록물이자 예술품이듯이 그의 그림에도 삶의 희로애락이란 여러 물감들에 뒤섞여 점칠해져 그대로 녹아있다. 원래 국문과를 졸업한 자유기고가 이기도한 김씨는 여기에 음악이나 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다.

"50대 초반까지는 나 자신의 삶보다 남을 위한 삶이었고 그동안 크고 작은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잘 극복하며 시간과 생활에 여유도 찾았습니다. 이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이나 자원봉사를 적극 해가며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식교육과 과거에 빠듯했던 살림에 얽매였던 자신을 던져버리고 이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즐기려는 제 2의 인생을 준비해가고 있다며 이러한 덕을 모두 남편과 착하게 잘 자란 자식 때문에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결혼해 구로에서 30여년 살면서 삼남매를 대학 졸업시켜 큰 딸은 학교교사, 작은 딸은 시집을 보냈다. 막내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해 외국에 나가있다. 남편도 사업차 지방에 머물러 주말부부다.

그는 빚보증을 잘못 서, 있는 재산을 다 날려 파산직전에도 있어봤고, 그 때문에 공무원이던 남편이 퇴직해 공사판 노동에 내몰리는 애 끓는 생활, 그리고 지하방에서 아이들 키우며 청바지 하나로 버티고 절약하여 한푼 두푼 모아 내 집을 마련하고, 재테크하여 재산을 불려가는 알뜰한 살림으로 지금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얼마 전 딸을 직계 가족만 참석한 가운데 단촐한 결혼식을 치러 가까운 주변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들었지만 그래도 아주 잘한 처사라고 자부한다.

평범함에 진리가 있듯, 그는 이러한 크고 작은 굴곡을 다 겪는 삶속에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깨달아 더 늙기 전에 소신을 가지고 주저 없는 멋진 삶을 개척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어 보여요. 60여년 내 인생 속에 내가 행하고 베푼 만큼 거두며 그 운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는 가톨릭 신자로서 오류동성당 레지오 단장을 맡아 크고 작은 지역봉사를 해왔고, 4년 전부터는 고대구로병원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고객지원 자원봉사로 나서면서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고 감사했다. 또 거동이 불편한 90대 친정어머니를 오랫동안 집에 모시고 효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극진히 수발하면서 오히려 아이들도 보고 배워 효도하고 잘 따른다고.

"매주 병원 환자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게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몰라요. 나 자신과 가족 모두가 아프지 않은 건강한 생활이 행복이고, 짧은 인생 웃으며 즐겁게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는 게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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