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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71] '밥'보다 '힐링' 엄마들 소풍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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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71] '밥'보다 '힐링' 엄마들 소풍이야기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06.2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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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생태 동아리

참새, 푸새, 해바라기, 장미, 민들레, 딸기, 토마토, 개나리...
이 예쁜 이름들은 '엄마생태' 회원들만의 별명이다. 00씨, 00엄마라는 일상적 호칭 대신 스스로 만든 생태 별명으로 부른다.

"작년에 부모 커뮤니티 사업으로 2차례에 걸쳐 '생태체험'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참여했던 어머님들이 정말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올해는 사업이 아닌 순수동아리로 생태모임을 결성하게 되었죠." 김영신 대표(41,천왕동)는 이 시간만큼은 육아·살림·업무로부터 벗어나 충전할 수 있는 생태힐링타임이라고 말했다.

공동육아·공동방과후학교 등을 함께했던 천왕동과 궁동지역 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엄마생태'는 한 달에 한 번, 둘째주 토요일 오전 9시~11시까지 서울시 소속 숲해설가인 이정란 강사의 가이드로 잣절공원을 중심으로 자연의 모습을 관찰한다. 생물의 정보는 물론, 놀라운 자연계의 질서를 알아간다.

"아이들에게는 생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자연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냉이, 씀바귀도 잘 모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생태수업을 하면서 자연을 누리는 법을 알게 되었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도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 겸손을 배우고, 자연계와 역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어요." 서진미(47,천왕동) 씨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을 성찰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이정미(39,천왕동) 씨는 어렸을 때 일명 '계란꽃'이라고 부르며 소꿉놀이하던 꽃 이름이 '개망초'였다는 걸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게다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물로 해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부모커뮤니티 생태수업생들 동아리로 '업'
둘째주 토요일 잣절공원 등 찾아 생태탐사

"사실 처음에 어머니들이 관심은 많지만 과연 매달 모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어요. 그런데 매달 거의 빠지지 않고, 일정까지 미루면서 참여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30대 후반~40대 후반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별명으로 부르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어가요."

목련꽃잎으로 풍선 불기, 노각나무 열매로 다이아반지 만들기, 나뭇가지로 연필 만들기 등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아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모두가 실을 팽팽하게 랜덤으로 잡고 있다가 한사람씩 놓게 되면 어느새 실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오는 거에요. 여기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자연이고, 실이 생태계라는 비유로 하는 공동체놀이였어요."

소나무 외에는 그 나무가 그 나무였다는 김영신 대표는 "산에 가면 그저 공기 맑고, 흙을 밟으니 좋다는 게 다 였다. 그런데 생태를 배우면서부터 나무를 보면 다 다르고, 또 예쁘다는 걸 느낀다"면서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엄마생태'회원들은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 잘 몰랐던 생태를 알아가고, 체험하면서 조금씩 자연을 사랑하고, 회원들 간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 회   원
      오숙희 배영주 지현실 현은주
     이정미 유동순 서진미 김현진
     이상미 이연희 홍윤경 조수정
     김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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