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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25] 봉사로 만난 '나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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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25] 봉사로 만난 '나의 마을'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12.1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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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훈씨(천왕동 깔끔이봉사단 090 총무)

올 3월에 발대식을 한 천왕동 깔끔이 봉사단 '090천사모'(단장 임문태)의 총무 오동훈 씨는 작년에 천왕동으로 이사를 와서 다른 동네에 비해 또래이웃이 많아 놀라기도 했지만 덕분에 이웃과 빨리 친해질 수도 있었다.

"처음엔 이렇게 크게 될 줄을 몰랐어요. 우리가 마을을 위해 뭐 할 게 없을까? 의논하던 중에 각 동마다 깔끔이 봉사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봉사단을 만들게 됐죠." '090천사모'에는 가족단위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0세~90세까지 천왕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봉사단이라는 모임명 의미가 무색하지 않다. 

3월~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 '물당'이라고 부르는 그날의 차 담당자가 타주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천왕역에서부터 이펜하우스1~6단지까지 삼삼오오 흩어져 청소를 하고 모이면 아이들에게는 초코파이를 하나씩 나눠주는 등 나름의 봉사문화를 만들어 간다.

"결국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결국 사람과의 관계더라고요. 학창시절에 PTP라는 봉사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people to people의 약자인데 주로 농활을 다녔죠. 그 뒤로 사회생활하면서부터는 봉사할 기회가 없었는데, 천왕동에 이사 와서 좋은 계기가 생겼네요. 내가 사는 지역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1남 1녀를 둔 오동훈 씨는 자녀와 함께 봉사에 참여한 뒤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하나가 생겼다고 자랑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들어올 때도 과자나 사탕 봉지를 주머니에 넣었다가 집에 와서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마를 탁 치고 말았다.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더 좋은 학습임을 깨닫게 됐다.

또 하나 봉사의 기쁨은 이웃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주택단지에 10년을 살았어요. 그 땐 길가다 부딪히는 정도, 차 빼달라고 연락 오면 달려나가는 어색한 사이가 이웃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외롭다거나 고립되었다는 느낌도 없을뿐더러 서로 동질감이 생겼고, 외로움도 사라졌어요."

그렇게 좋은 이웃이 많아지고, 강요하지 않아도 즐겁게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자리잡히면서 단합대회 차원에서 지난 가을, 추억의 운동회를 열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3세대를 아우르는 행사가 없을까 생각하다 아이디어를 냈죠. 단체줄넘기, 줄다리기, 풍물패 공연 등 풍성했어요. 내가 사는 곳이 아파트가 아닌 마을, 부락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전에는 잠깐 사는 곳, 곧 떠날 곳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면, 봉사를 통해 오래 살고 싶은 마을, 함께 지내고 싶은 이웃이 됐다. 봉사의 또 다른 이름은 관계라고 말하는 오동훈 씨는 앞으로도 이 좋은 관계에 지역주민을 정중히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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