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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갚을 돈 벌때까지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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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갚을 돈 벌때까지만이라도..."
  • 김철관
  • 승인 2003.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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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님! 조선족 국내 체류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주십시오.” 지난 99년 5월 입국한 조선족 허증걸(44, 중국 길림성 연길시)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조선족에 대한 좋지 못한 시각을 가진 국내 동포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체류자라는 낙인이 곱지 않은 시선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중국 연길에 있는 네 식구의 가장으로 어려운 중국생활을 청산키 위해선 돈을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4년 전 고국에 왔다는 것.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서 1300만원의 빚까지 져가며 고국 땅을 밟았지만 운이 없는 탓인지 그는 큰 고통을 당했다. 지난 2000년 5월 경기도 김포 소재에 있는, 자신이 일한 모 금속회사에서 기계 오동작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가 분쇄성 골절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그는 13개월간 3차례 걸쳐 대수술했다. 다행이 산재로 판명돼 치료받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장기 입원과 통원치료 중 근로복지공단에서 약간의 보상과 휴업급여를 받았지만 돈을 모으기는 커녕 1300만원의 빚을 갚은 데도 역부족이었다.

현재 그는 구로6동 조선족교회에서 교인증제작및 사진촬영 담당 간사로 일하며 약간의 월급과 숙식을 제공받고 있다. “저는 산재 사고를 당해 장기간 입원과 통원치료로 중국에 들어가도 빚을 갚지 못합니다. 가장으로서 두 자식의 교육비와 가족생계비는 고사하고 빚을 청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막막합니다. 노 대통령 당선자님께 부탁드립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1년만 더 체류기간을 연장해 주십시오. 빚만 갚을 돈만 벌면 자진해 중국으로 가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런 억울한 사정을 법무부에 호소하려고 소청심사청원서까지 작성해 놓은 상태다. 소청심사청원서와 함께 여권사본 및 병원 치료확인서도 첨부해 놓고 있다. 하지만 실효가 있을지 걱정이다. 소청심사청원이 받아 드려지지 않으면 오는 3월 한국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저의 진실을 알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 같이 산재를 당한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그들과 함께 소청심사청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빚만 갚으면 바로 출국을 할 생각입니다. 저와 같은 동포인 조선족을 한국 정부가 좀 도와주길 재차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조선족을 동포로 인정하지 않는 재외동포법을 개정해 조선족에게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하면 한국 3D업종의 인력난 해소는 물론,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에 많은 도움이 국가 경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3356605@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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