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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어깨 펴고 살수 있는 사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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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어깨 펴고 살수 있는 사회를..."
  • 구로타임즈
  • 승인 2003.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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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의 젋은 대통령과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당선자가 젊고 친근하게 생겼다고 느껴서일까. 아니면 당선자가 서민들 편에 서서 우리들 얘기를 많이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구로주민들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을 거침없이 털어놓았고, 그만큼 가지수도 많았다. 계미년 새해를 맞아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구로지역주민들의 기대와 바람을 들어봤다.



“경제 살려달라” 한목소리

오류동 덕산병원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50대 중반의 한 중년남성(오류1동)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경제를 살려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하고 있는 장사가 너무 안 된다. 내년에도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데, 낡은 정치 청산과 함께 경제를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구로본동에 산다는 김기수(49)씨 역시 "지역감정만 없애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요즘엔 경기가 힘들어 죽겠다"고 울상을 지으며 "지역경제에도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인천에서 동생과 애경백화점 쇼핑하러왔다는 최충북(57)씨는 "이제는 깨끗한 정치를 부탁하며 편하게 잘 살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으며 문새춘(63,구로4동)씨는 장기를 두던 도중 "재벌과 서민으로 갈라져버린 현 사회를 개선해주어 서민들이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빈부격차해소를 소망했다.

이러한 바램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고대병원앞에서 나물을 팔고 있던 김영자(46,경기도 수원)씨는 다짜고짜 "나는 집이 없다. 집 마련하고자 먼 길 마다 않고 나물 팔러다닌다"며 "집을 그냥 준다는 것은 믿지도 않으니까 전세값이라도 내려달라"고 주택문제해결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아들을 업고 구청 안으로 바쁘게 걸어가던 정모(27,구로본동)씨는 "지금 내는 세금이 너무 많다"고 푸념한 뒤 "세금이 내리는 걸 기대하지도 않으니 지금보다 더 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최운예(53,개봉3동)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작은 것부터 투명하게 공개돼야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낡은 정치청산과 부정부패 근절에 대한 희망도 이어졌다. 황주현(45,오류1동)씨는 "예를 들어 말하면 지금도 각종 단체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있는 데 모금한 돈이 제대로 전달 되는 지 궁금하다"며 "이러한 작은 것부터 투명하게 보여질 때 국민들이 신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배(개봉3동) 전 구의원은 "당선자가 개혁정치, 깨끗한 정치를 하려면 현 정권의 비리, 공적자금용도 등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잘못한 건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유야무야 덮어두고 가고자 하면 국민들의 변화를 열망을 꺾어버리게 될 것이다"고 과거정치와의 단절을 촉구했다.

“장애인복지시설에 관심을”

구로2동에 위치한 더불어 사는 집 이원기 원장은 "전국 450만 장애인들의 복지시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금, 아주 조금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으며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박연순(18,고척2동)양은 "우리들이 놀만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청소년이 교복을 입고도 떳떳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옆에 서 있던 한 학생은 ”미국의 공개사과를 꼭 받아주고 소파(SOFA)를 꼭 개정해 달라“며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사뭇 진지하게 부탁했다.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통일을 이뤄달라는 바램도 잊지 않았다. 구로시민센터 최왕곤 대표는 "현재도 북핵 때문에 한반도에 다시 위기가 오고 있는데, 한,미 공조도 좋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북공조를 튼튼히 해서 신뢰를 토대로 한 통일의 시대를 열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새로운 해를 기다리고 있는 12월말, 구로구민들은 정말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발' 건설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서민들이 어깨 펴고 당당히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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