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딸 둘을 둔 40대 주부입니다. 아빠가 가게를 하고 있고 저도 아르바이트로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아빠가 자꾸 돈이 필요하대서 얘기를 들어보니 가게 장사가 되기는 되지만, 그동안 얼마를 벌고 얼마가 나가는지 계산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제 와서 알고 보니 사실상 만성 적자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맞벌이를 하니 대출상환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몇 년 전에 아파트를 샀는데 한달에 100만원씩 나가는 원리금 상환이 버겁습니다. 그래서 빚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남편은 아파트를 팔고 전세로 가자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빚이 없어지는 것은 알겠지만 저는 내 집 없이 사는 것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어려서 남의 집에 세 살면서 여기저기 이사 다니던 게 너무나 싫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머니힐링(money healing)이 필요하시군요. 돈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돈 그 자체가 부족하거나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이고 또 하나는 돈에 대한 내 마음속의 문제 입니다. 돈에 대한 온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내담자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업에 대해 잘못 배운 것 하나는, 돈을 벌려고 할 뿐 관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업이나 가정이나 얼마를 버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하고 있느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시작하세요. 일단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것부터 해보세요. 그래야 적자의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인지, 아니면 쓸 데 없는 지출이 많아서 인지 알아야 원인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관리하지 않을 것이라면 안 버는 것이 낫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사람들은 소비가 주는 짜릿함에 취해서 돈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망각합니다. 마약에 취한 듯이 말이죠. 특히 집이나 자동차 등 비싸고 큰 것을 구매할수록 이런 망각은 심해집니다. 문제는 구매한 다음에 점점 더 심각해지는데, 가령 내담자처럼 빚내서 산 집 때문에 계속 빚이 늘어나고, 집마저 날릴 위기가 다가오는데도 끝내 호랑이 꼬리를 놓지 못하고 끌려갑니다. 호랑이굴까지 끌려가기 싫으면 꼬리를 놓아야죠.
어렸을 적의 기억은 현재의 돈에 대한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자기 자신을 돈에 대한 과거의 안 좋은 기억에 묶어두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세요. 어릴 적에 내담자의 부모님께서 바라던 것은 자식들을 좀 더 안정감 있는 집에서 살게 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지금의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바라는 것은 큰 아파트가 아니라 안정감 있는 주거 공간 아닌가요? 빚은 지금 당신의 평안한 주거공간을 이미 갉아먹고 있습니다. 벌레 먹지 않은 새집으로 서둘러 가야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물질이 커다랗게 눈앞에 들어올 때 정신을 잃습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만 빠집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콘크리트' 였는지 '사는 집'이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명심하세요.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줄 알아야 돈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