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24 11:24 (금)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합니다"
상태바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합니다"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3.05.10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벌써 어버이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도 삐죽 전화만 하고 제대로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10분이면 도착할 지척에 두 분이 계신지라 부모님의 감사함이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특히 그런 점 때문에 때로는 많이 섭섭해 하시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어젯밤 늦게 일을 마치고 겨우 자고 일어나 아침부터 교육이 있어 부랴부랴 일어났습니다. 교육장에 다다라서야 두 분께 전화도 못 드렸다는 생각이 미치긴 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전화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받으셨는데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어젯밤 고3인 손주 녀석과 제가 소리를 질러대며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시다가 말없이 돌아가셔서 두 분이 얼마나 걱정하는 말씀을 하셨는지가 통화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찾아뵙고 감사하다고 꽃이라도 달아드리고, 그나마 1년에 한 두 번 될까 말까한 용돈 한 번 챙겨드리는 노릇마저 제대로 못하고 올해는 그마저도 그냥 지나쳐서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께서는 자식들 건사하고 살면 되지 하고 오히려 저를 다독이시니 저도 또 그냥 그 말만 듣고 말았습니다. 마흔이 넘어서 자식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못난이입니다.

만약 제가 공부방 교사로 그나마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모두 두 분께 배운 겁니다. 두 분이 저희 삼남매를 키우시던 그대로 저는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 모두가 그랬겠지만 구로동으로 들어와 부모님과 저희 삼남매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일은 참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저희들이 이렇게 장성하여 그래도 나름대로 사람 구실을 하며 또 부모로써 자식을 키우며 살아갈 수 있는 기본은 모두 그 때의 부모님의 헌신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끔 두 분의 연세를 생각하면 돌아오는 날들이 두렵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제 한평생을 두 분께 의지하고 살았음을 최근에 더욱 깊이 느낍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냥 엄마, 아버지가 아니라 보다 큰 의미로 늘 제 곁을 든든히 지켜주셨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말할 수 없이 두렵고 무섭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많이 잘못했습니다. 저로 인해 얼마나 마음 아프고 힘드셨습니까? 그 때는 정말 그런 것을 몰랐습니다. 늘 네 건강이나 살피고 애들한테 조금만 더 신경을 쓰라는 그 애타는 말씀도 몰라드렸습니다. 생전 처음 이렇게 쓰면서, 더 늦기 전에 두 분께 제 진심을 조금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 전 외롭지 않았습니다. 두 분이 계셔서 제가 이 나이까지 어깨를 펴고 살았습니다. 저는 행복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십시오, 아마도 이런 말들을 해도 전 별로 변하는 것도 없이 여전히 속을 끓여드릴 겁니다. 자르라는 머리도 금새 안 자르고요, 하지만 정말 두 분의 좋은 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점만 알아주십시오, 저도 언제나 두 분을 가장 행복하게 해드리는 그런 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처음으로 하는 말이지만 정말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어버이날을 핑계 삼아 말씀드립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