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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08]20년 수요볼링으로 '잉꼬금슬', 늘푸른 볼링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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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08]20년 수요볼링으로 '잉꼬금슬', 늘푸른 볼링동호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1.2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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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볼링동호회는 부부회원만 가입이 가능한 동호회다.
볼링장에서 만난 몇몇 이웃들이 모임을 만들어 운동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받아들여 볼링동호회가 결성되었다.

어떤 운동이든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요일을 정해놓고 약속해 하는 것이 더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0년간 매주 수요일 9시, 약속시간은 한 번도 미뤄지거나 취소된 적이 없다.

"볼링은 사계절 모두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실내운동이라 눈이나 비가 와도, 춥거나 더워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최덕주 총무(56,·광명6동)는 볼링은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운동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특히 점수를 모아 매달 남·여·부부 우수회원, 올 커버 회원, 행운의 점수를 낸 회원을 선정해 작게나마 시상을 하고, 팀을 나누어 게임형식으로 진행하니 더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게 된다.

최순자 회원(60, 개봉동)은 볼링장은 부부화해 장소라고 말한다. "부부 싸움을 했다가도 게임하면서 점수가 잘나오면 나도 모르게 하이파이브를 하게 돼요. 그러면서 풀리게 되거든요."

조한익 회장(66, 고척동)은 부부싸움을 해서 아예 안 나온 회원이 있으면 게임 후 먹을거리를 사서 그 집으로 쳐들어간다고 말한다.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화해할 수 밖에 없다.

동호회 막내이자 에이스인 이병육 회원(56, 개봉동)은 "처음 동호회를 시작했을 때 유모차를 끌고 왔을 만큼 아이가 어렸는데, 이제 같이 와서 볼링을 할 정도로 다 큰 성인이 되었다. 그런데 매주 만나다보니 세월이 어떻게 이리 빨리 지났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동호회 최고령자는 김광식 회원(72)이다. 몇 년 전 김포로 이사를 갔지만 모임을 잊지 못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무릎수술 한 뒤 회복이 되어 얼마 전부터 합류했고, 지금은 아내가 허리 수술로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도 볼링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볼링이 좋아서라기보다, 모임이 좋고 회원들이 좋은 이유가 훨씬 크고 강하다.

이렇게 회원들이 매주 만나다보니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 그도 모자라 일요일에 또 따로 모여 볼링이나, 등산, 친목을 나누기도 한다. 그도 모자라 매년 한 번씩 체육대회를 연다.

양운석 회원은 "볼링이 은근 예민한 운동이다. 아내와 다투고 나오면 점수가 안 나온다"고 말하면서 "이제 볼링은 생활의 일부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활력소"라고 강조했다. 20년간 결석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모든 약속이나 모임도 수요일저녁엔 잡지 않는다. 동호회 금기다.

길정희 회원(62)은 "수요일 에 볼링을 하고 나서 그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쯤 되면 궁금해 문자나 전화를 할 정도로 정이 많다. 맷돌보다 더 많이 쌓였다. 난 시동생이 없어서 그런지 회원들이 다 시동생같다. 밥을 사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조기 축구회 나가는 매주 일요일, 남편을 빼앗겨 불만이 많았던 박선희 회원(54)은 수요일에 볼링을 하면서 잃었던 점수를 되찾아왔다.

"부부 간에 대화가 별로 없었는데 볼링이라는 공동주제가 있다보니 대화가 끊이지 않아요. 또 언니 회원들이 남편·시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주고요."

얼마 전에는 20주년 기념행사를 한 늘푸른볼링동호회에서는 부부볼링회원을 환영한다. 문의 에이스볼링장 2611-2865.


■ 회  원
     임재춘 최덕주 박필만 최미경
     조한익 길정희 우광식 김태한
     이병육 박선희 양운석 최순자
     황복연 민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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