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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개봉조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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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개봉조기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11.1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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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선후배 보듬으며 40년

 1971년에 창단해 무려 40년이 넘었다. 개봉조기회는 매주 일요일이면, 경인중학교 운동장에 나와 축구를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운동을 할 수 있든 없든 간에 일단은 모이고 본다. 그래서 그닥 많은 양이 아니면 눈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뛰고,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주일간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푼다. 휴일이라도 일요일에 집에서 늦잠을 자며 뒹구는 일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개봉조기회에서 15년 째 활동 중인 최종일 회장(51)은 조기회가 오래 유지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로 체계가 잘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 한 살이라도 반드시 형이나 형님으로 부르고, 선배는 후배를 동생처럼 품어 안아주고 있어요. 이런 전통 때문에 오히려 시시비비나 갈등이 별로 없지요. 동갑친구들도 사귀고, 서로 돕고 지냅니다." 한 때 신도림동으로 이사를 갔던 최종일 회장은 몇 년 안 되어 다시 개봉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그 이유 중 조기회의 영향이 가장 크다.


 "마포에서 살다 이사를 왔는데 바로 이 학교 뒤였어요. 20대부터 조기축구회에서 축구를 했었기 때문에 이사오면서 조기축구회부터 찾았죠. 축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 단체로 하기 때문에 배려와 협동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은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하잖아요. 저도 젊은 시절에 조기회에서 사회를 배웠고요. 어른은 공경하고 후배는 챙기는 거예요." 이병육 운영위원장(55)은 내가 하지 않으면 위계질서가 무너진다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동호회든 장수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조기회 치고는 젊은 회원이 많은 비결로는 그룹이 잘 결성되어 있는 것을 꼽았다. 20대 초반은 20대 후반 회원들이 챙겨주고, 20대 후반은 30대 초반 회원들이, 30대 초반은 30대 후반이..... 이렇게 서로 챙겨주고 소모임을 갖다보면 결속력이 생긴단다.


 6년 전, 매형 소개로 가입한 김종태 씨(31)는 토요일 저녁이면 벌써부터 설렌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축구는 하다보면 늘어요. 동호회 활동하면서 좋은 일도 많았어요. 동호회 하는 동안 결혼해서 딸을 둘이나 얻었어요. 또 가끔 형들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세요. 하하. 직장도 다양해 서로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최연소 회원 지현성 씨(22)는 뒤늦게 축구의 맛을 들여 인터넷 검색으로 조기축구회를 찾았다. "나이가 어리다보니 가끔 기 살려주시려고 주장 완장을 채워주거나, 패널티킥 기회가 오면 저에게 양보해주기도 하셔요. 막내라 가능 한거죠. 아직 많이 부족해 헛발을 차고, 발 사이로 공이 빠져나가고, 의욕은 충만한데 몸이 안 따라가 매 번 실수하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살립니다."


 조진수 고문(54)은 1992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그는 축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야기한다. "20년 전 두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갔어요. 아이를 등에 업고 찬물에 들어가면서 정신을 잃고 허우적거렸죠. 다행히 코피가 나서 깨어 났어요." 그동안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조진수 고문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일요일마다 나와 공을 찬다. 매주 꾸준히 운동을 해서인지 20대와 달리기를 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구로구 생활체육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10개 축구동호회 <구로클럽>은 1년에 두 번씩 축구시합을 개최한다. 그 중 '개봉조기회'는 지난해까지 3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개봉조기회'는 오랜 선배들부터 이어오는 실력과 노하우, 그리고 무엇보다 끈끈한 단결력 등이 어우러져 탄탄한 실력과 우애를 과시한다.

 ■ 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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