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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88] 개봉1동주민센터 에어로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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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88] 개봉1동주민센터 에어로빅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8.2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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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 웃음꽃 만발하다

 호우경보가 오르락내리락하고, 후덥지근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높을 법한 지난 수요일이었다. 이른 아침, 구로구립개봉어린이도서관(구 개봉본동주민센터) 4층에는 요즘대세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회원들이 에어로빅 율동을 배우고 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얼굴엔 웃음꽃이 한 가득. 유치원이 방학이라 아이를 데리고 온 회원들도 눈에 띈다. 대체 에어로빅에 어떤 힘이 있기에 회원들을 이리로 모이게 하는 걸까?


 김형분 2부 총무(54)는 에어로빅반이 개설된 11년 전부터 에어로빅을 배웠다. "체력이 약하고 지구력이 없어 빨리 지쳤어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처음 몇 달은 한 시간 운동하고 집에 가면 쓰러져 아무 것도 못했어요. 그래서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해보자 싶어 버텼죠. 그랬더니 어느 순간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서서히 근육이 생기고 단단해지더라고요. 이제는 하루 종일 서 있어도 피로를 못 느낄 정도예요. 주부가 집에서 웃는 모습으로 있어야 가족들도 좋아하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저에겐 참 고마운 운동이죠."


 김무순 씨(65)도 11년째 에어로빅을 배우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힘들면 남들 뛸 때 걷고, 4박자는 2박자로 돌면서 힘에 부치지만 않게 한다. 한 시간 운동으로 근육도 풀리고 전신운동이 된다"며 웃는다.


 김선희 씨(42)는 재작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많이 아팠다. 그래서 에어로빅을 배우게 됐는데 살도 빠지고, 혈압과 당뇨수치, 콜레스테롤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초등학교1,4학년 아들을 둔 김선희 씨는 아이들과 함께 나와 학교에 바래다주고 1부 수업에 나올 정도로 열심이다.


 이제 만 2년째인 임현수 씨(45)는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돼 한방 양방으로 다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유산소운동을 하라는 의사권유로 에어로빅을 시작했다. 체력도 근력도 없다보니 처음엔 몸살처럼 아프고 거의 기어나오다시피 와서 운동을 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자 컨디션도 좋고 건강해지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등산은 꿈도 못 꾸던 임현수 씨는 이제 구름산 정상까지 남들에게 뒤지지 않고 오른다. 에어로빅은 취미나 운동 이상이고, 살기 위해 받은 처방전이나 다름없다. "종합건강검진 받으러 가서 처음으로 칭찬받았어요. 근력이 좋아졌다며 무슨 운동하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이쯤 되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요령을 피우는 날엔 얼른 신랑이 침 챙겨줘서 다녀오라고 적극 외조한다.


■1부회원     이순호 여소정 최경아 최은선 이태영 이철숙 박복숙 김은숙 김향숙 이인희 전종숙 이성순 백정은 임무순  김상자 임현수 송미정 박경미 이지현 장순애 박미순 김현란 김덕순 이원주 윤명희 김정미 최영주 김춘옥   이양숙 이계순 송인옥 진희숙 임태자 최경희

■2부회원     박성숙 정광순 구영회 김유경 박혜란 이은정 유혜영 김형분 박성숙 김영미 최숙자 양은영 최태선 김현희    서재춘 유순옥 노승희 김선희 이부용 김옥자 이은숙 박정숙 박혜숙 이근숙 이복희 이혜경 김선미 김옥열     양정주 김종례 이혜섭 장명자 김숙기 김환진 허정래 전인옥


 "정통에어로빅만 생각해서 격한 운동으로 인식하고 선뜻 문을 못 두드리는 분들이 계세요. 요즘은 힙합, 재즈댄스, 방송댄스 등과 접목해 2배 더 신나지만 전혀 과격하지 않아요. 운동량은 스스로 조절하면 되고요. 처진 살 빠지죠. 폐활량, 근력 늘어나죠. 이 보다 더 좋은 운동이 없어요. 하하."


 이양숙 1부 총무(42)는 "아이 낳고 살이 안 빠져 동네 엄마들과 에어로빅을 시작했는데 저하고 잘 맞는 운동이더라고요. 8kg 빼고 그 뒤로 11년이 됐는데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어요. 특별히 고비도 없었어요." 에어로빅은 '하루일과의 시작'이며 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이양숙 총무는 지인들에게 에어로빅을 적극 추천한다.


 그래도 개봉1동에어로빅반에서 김은숙 씨(46)만큼 많은 지인들을 에어로빅의 세계로 이끈 회원도 드물다. 아파트 주민 10여 명을 등록시켰으니 말이다. 군살 하나 없고, 아이 둘 낳은 중년부인이지만 배에도 초콜릿복근이 있을 정도로 근육으로 다져졌다.


 김은숙 씨의 소개로 에어로빅을 시작한 박경미 씨(41)는 "저도 배워보니 참 좋더라고요. 일단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니까 신나게 하루를 시작하고요. 그래서 또 아는 엄마에게 소개해줬더니 '왜 추천했는지 알거 같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어요. 그 때 참 뿌듯하더라고요."


 송미정 씨(40)는 '운동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람, 우울한 사람'에게 에어로빅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김정미 씨(37)도 "나도 헬스·요가·밸리댄스·스포츠댄스·수영 등 많은 운동을 해봤지만 오래 못했다. 그런데 에어로빅은 찰떡궁합인가보다.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트로트에서 힙합까지 새로운 음악을 배우니 지루할 틈이 없다"며 자신있게 권했다.


 개봉1동 에어로빅반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부 오전 8시30분~9시30분, 2부 오전9시30분~10시30분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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