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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61] 학생과 교사 잇는 '사랑의 오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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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61] 학생과 교사 잇는 '사랑의 오작교'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1.06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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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 담궈 30가정 방문 … 교복공동구매 문화교실 등 활약

 "딩동!"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치배달 왔습니다! 무공해김치예요. 맛있게 드세요."


 지난 달 오류중학교(고척2동, 김온호 교장) 학부모회에서는 교내 형편이 어려운 학생 30가정을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총 150포기를 담았어요. 김현정 총무님 친정에서 키운 친환경배추를 구입하고 친정어머님이 현지에서 배추소에 넣을 양념도 싼 가격에 구매해주셔서 아예 거기서 버무리고 포장해서 올라왔죠. 그런데 각 가정에 전달할 일이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만약 학교에서 전달할 경우 학생들이 자칫 상처를 받을 수 있어 가가호호 방문하기로 결정했거든요. 그 때 구로경찰서 신구로지구대 길성취 경위님과 지역주민 이호성 씨, 학교 지킴이 선생님이 차량 및 동행해 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정영란 학부모회장(45)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집을 찾는데 애는 좀 먹었죠.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집도 있었고, 어렵사리 찾아갔는데 번지가 없어진 집도 있었어요. 주민센터에 찾아가보니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면서 기존 번지수를 안 고쳐줘서 생긴 일이더군요."


 정정옥 위원(47)은 실제로 학생 가정을 방문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며 잡은 손 놓을 줄 몰라. 눈물 핑 돌았다. "김장 김치를 먹어본 적이 없다"면서 며칠 뒤 전화로 "잘 먹고 있다"고 감사인사까지 해 준 남매와 살고 있는 아버지. 하루 종일 김장을 담그고, 이틀에 거쳐 배달하느라 애는 먹었지만 피곤한 줄 몰랐다.


 오류중학교 학부모회는 앨범위원회, 수련회위원회, 급식위원회, 방과후위원회, 도서위원회, 폭력자치위원회, 진학지도위원회 등 각 위원회를 두어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 사이의 소통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도서 한 권을 구입해도 도서위원회와 논의를 한다.


 그리고 수련회위원회는 수련회 답사 시 교사와 동행한다. 우리 자녀 잠자리, 먹을거리 등을 세심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다. 작년에 학부모 대상 문화교실로 '뜨개질교실'을 열어 학부모의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오류중학교 학부모회의 활약이라면 교복공동구매를 지역에 정착시킨 선두주자라는 점이다.


 "덕분에 거품이 빠진 착한 가격에 질 좋은 교복을 구매해왔죠. 같은 브랜드를 공동구매 했을 때 적어도 7~8만원 차이가 나거든요. 어머니들이 라인이나 단추매듭까지도 꼼꼼히 살펴보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하고요."


 정영란 회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이런 체계가 잘 되어 있어 인근학교에 좋은 영향을 미처 보람을 느낀다. 체육복 역시 공동구매하는데다 5년 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게다가 보풀이 일어나거나 할 때는 언제든 반품이나 교환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한 지리산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산은 처음 타봤어요. 더군다나 험하다고 소문난 지리산이라 걱정을 했었죠. 그런데 내 아이가 함께 하니 요령을 피울 수 없더라고요. 마침내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한 명도 낙오자 없이 종주를 했고, 그 자부심이 꽤 컸어요.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도 굉장히 밀접해졌어요. 그 뒤로 등산이 취미가 됐고, 덕분에 살도 10kg이나 뺐는걸요." 김현정 총무(44)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고 말했다.


 정영란 회장은 "우리 학교엔 맞벌이부부, 한부모 가정, 그리고 조손가정도 많은 편이다. 환경은 열악하지만 뜻 있는 학부모님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협력해 매년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그만큼 학부모회에 대한 인지도나 신뢰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김현정 총무는 "우리 자녀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은 없어도 오류중학교 전체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라면 반드시 추진한다. 당장 결과가 드러나지 않아도 후배들이 누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발 벗고 나선다"고 강조했다.


 학부모회 어머니들은 지난 해 처음 실시한 김장나눔 대상 폭을 넓혀 더 많은 이웃에게 나누고 싶단다. "혼자는 못 하지만 모이니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류중학교 학부모회는 학부모의 마음을 대변하고,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학부모회 명단
· 총회장 : 정영란
· 부회장 : 이연옥
· 총   무 : 김현정
· 감   사 : 정미정 김애순 김연선
· 1학년회장 : 오금옥
· 1학년부회장 : 최명숙
· 2학년회장 : 김은주
· 2학년부회장 : 강남현
· 3학년회장 : 진미경
· 3학년부회장 : 강   현
< 대의원 >
· 1학년학부모:
  한선희 김    선 김현정 김재숙 김순덕
  곽채영 박영숙 나도향 이남희 박재영
  김입분 김애순 윤중순 배인자 이부경
  이길자 전미경 이순희 오금옥 김연선
   정정옥 최명숙 류옥경
· 2학년학부모:
  김정화 안향란 임미애 이근옥 김연재
  신미연 손명선 김은주 김순옥 박혜옥
  임윤정 홍수진 김은봉 김수진 김덕희
  강남연 이혜자 노선희 윤영애 김윤경
  신미경 우진주 이소은 유은주
· 3학년학부모 :
  장보경 이미나 정미라 노은영 정영옥
  정미정 김은배 김연선 정영란 서혜경
  이영희 문병순 최명숙 이숙자 백상의
  김종애 장해주 이연옥 김입분 최유미
  김연실 박연실 진미경 김윤경 최명숙
  김경숙 강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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