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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모또 다가꼬] "주택가 옆 모텔 이해 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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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모또 다가꼬] "주택가 옆 모텔 이해 안가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1.07.11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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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75>

 "이제는 일본이 낯설어요."
 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그것도 구로구에서 보낸 이와모또 다가꼬 씨. 1년에 한 번 정도 방문하는 친정 일본보다 이제는 한국 문화에 더 익숙하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호탕한 웃음이 매력적인 그녀는 지난 4월부터 딸 덕희(2학년)가 재학 중인 오류초등학교에서 다문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다리가 아파서 잠시 쉬고 있지만 한국에 정착한 이래 종교단체와 출입국사무소 등을 오가며 쉼 없이 봉사활동을 펼친 열혈 다문화엄마다.


 한국에 정착한 지는 햇수로 24년째. 89년 일본의 한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용기 있게 대한해협을 건넜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 무속인이 일러준 "바다 건너 살아야 잘 산다"라는 점괘에 끌려 적극적으로 설득한 끝에 마침내 결혼 승낙을 얻었다. 점괘는 들어맞아 인정 많고 집안일 잘 돕는 남편과 예쁜 딸아이와 함께 오류1동에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간다.


 지금은 '오류댁'이라 불려도 전혀 이상할 일 없는 전형적인 한국주부가 됐지만 한국생활 초기에는 문화적 충격도 적잖았다.


 "한국에 있다가 일본 집에 가면 왠지 지저분하게 생각될 정도로 여기서는 바닥걸레질을 정말 열심히 해요. 허리가 아픈데도 닦고 또 닦고. 그리고 세탁기가 있는데 손빨래를 하더라고요. 처음엔 말도 못하고 속으로 참 이상하다 그랬죠."


 하지만 개중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다가꼬 씨 집 주변을 감싸고 있는 생활환경이다.


 "일본에도 모텔이 많지만 주택가 옆에 버젓이 문을 여는 경우는 없어요. 우리아파트 옆에는 모텔이 여러 개 있어요.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 왜 강하게 문제제기를 안 할까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다가꼬 씨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조심스레 자신의 의견을 들려준다. 거기에는 딸 덕희의 미래에 대한 희망도 담겨있다.


 "일본 윗사람들, 그러니까 관료와 정치인들 때문에 독도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국민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에요. 어른이 된 덕희가 양국의 민간외교관이 되어서 큰 역할을 해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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