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사람이 보내오는 초청장이나 초대는 그래도 서로 정으로 주고 받는 '상부상조'란 차원에서 즐겁기라도 하지만, 구의원이고 출마 후보자라는 이유로 '봉'으로 보는 것이 기가막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대화 도중 모 구 의원이 보여준 4, 5월달 지역행사 스케줄은 "구의원 본연의 업무보다, 동네행사와 애경사 챙기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을만큼 흰 종이 두장에 빽빽히 채워져 있다시피했다. 이 곳에는 아파트부녀회의 간담회나 야유회행사는 물론 경로당 잔치, 각종 직능단체 단합대회, 향우회 야유회, 장애인 바겐행사 등에 이르기까지 동네모임 행사 모듬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모 구의원의 이같은 고충은 비단 그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다른 구의원들은 물론, 지방선거를 치룬 정치인이나, 선거를 치룰 후보들에게 던지면 터져나오는 한결같은 고민거리들.
"구의원으로서 지역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간에 몇시에 어디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더 신경을 쏟는 실정입니다. 이건 아닌데..."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출마하게 되는 한 구의원 후보의 얘기다.
우리가 선출하는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시장은 결코 작은 지방직이 아니다. 주민인 우리 생활과 가장 직결된 정책을 실제로 집행, 심의, 의결,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대표들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 유권자들이 제대로 뽑아야 되는 이유가 있다.
당장의 술 한잔, 밥 한그릇이 아직은 즐거울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돈을 잘 쓰는 사람보다 주민의 애로를 정확히 파악해 문제를 잘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가진 대표들은 중장기적으로 더 큰이익을 우리 유권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전 유권자의 마인드가 바르게 서면, 풀뿌리 지역정치 나아가 한국정치가 바로 설수 있다.
일부 출마자들의 불법선거행위만큼이나 돈봉투를 기대하는 일부 유권자들의 행태 또한 안타까움으로 다가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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