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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70] 아기자기 골목풍경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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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70] 아기자기 골목풍경 재미 쏠쏠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5.2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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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연 (구로2동)

 "저희에게 '이렇게 갑시다' 선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생각이 좀 달라요. 우리의 길이 무엇인가를 바닥부터 다시 보고, 몸을 낮춰 귀를 열고 기울일 뿐이에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게으르지 않게, 충실하게 이어가고 싶어요."


 1992년 결성한 이래 20년 동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바위처럼' 등 대한민국 대표적인 민중가요그룹 계보를 이어온 꽃다지에게 '선구자'적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터. 그러나 민정연(46) 대표는 꽃다지의 꿈에는 관심 없이 '역할론'을 주장하거나 꽃다지에 '해바라기'하는 분위기에 중심을 잃지 않는다. 꽃다지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찾고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이런 민정연 대표의 마음은 꽃다지 새식구 모집 문안에 잘 나타나 있다. '낮은 곳으로 시선을 향할 줄 알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바라며….'


 민정연 대표는 신정동에 살다가 지난 2008년 구로2동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역시 같은 구로2동에 있는 꽃다지 연습실과 10분 거리다.


 "솔직히 처음에는 구로로 이사 오고 싶지 않았어요. 하하. 2002년에 꽃다지가 구로로 왔는데, 보니까 인구밀도가 너무 높은 거예요. 녹지공간도 하나 없고 집도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고…."


 이전 집은 뒷산이 있어 산책도 가능했고, 곳곳에 쉼터나 녹색공간이 적지 않아 '마음의 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주거환경과 너무 비교가 됐던 것.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교통비라도 줄여보려고 결심을 하고 이사했어요. 지금이요?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있죠."
 민 대표는 10분이면 갈 수 있는 사무실을 일부러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 출근한다. 하루 중 유일한 운동시간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간을 늘려보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기자기한 골목 풍경에 푹 빠져있다고.


 민 대표 집 주변은 단독주택,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대부분. 단독주택 담장 너머 키높이를 자랑하는 나무들, 발 디딜 틈도 없는 좁은 공간에 내놓은 허름한 화분들이 그에게 아침 골목 여행의 친구들이다. 좁은 골목길에 나와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걸음이 빠른 그를 어느새 노인네 걸음으로 바꿔버렸다.


 "라일락이 예쁘게 피는 집이 있어요. 출근시간에 그 집 라일락 향을 맡으며 계절을 느껴요. 매일 똑같은 것 같은데 구로동 골목에서는 너무나 다양한 일들과 풍경이 펼쳐져요. 구로 사는 재미가 이거구나 하면서 은근히 정이 들던걸요."


 구로주민으로 정을 붙이자, 할 일도 많아졌다고. 이른바 전국을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꽃다지지만, 지난해부터 구로역 광장서 지역결식아동 돕기 무료 공연을 시작했고, 올해도 6월초부터 거리공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네 사람들 얘기가 많았으면 해요. 주민들이 행복해지는 길이 뭔지 담아야죠. 담벼락 예쁘게 칠하는 것보다 평소 하수관 청소를 잘해서 비 피해 없도록 하자는 이런 얘기 말이에요. 밖에서는 허름해 보여도 사는 사람이 쾌적한 동네가 최고 아니겠어요?"


 구로타임즈 신문에 대한 바람을 전하면서 민정연 대표는 5월말 꽃다지 정규 4집 앨범 발매와 오는 7월 15, 16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공연 계획도 살짝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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