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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청 성희롱 사건 해결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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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청 성희롱 사건 해결국면
  • 김경숙
  • 승인 2002.05.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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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정모계장 중징계처리 될 듯// 공직사회에 일파만파로 휘몰아친 구로구청 성희롱사건이 발생 10여일만인 지난 10일을 고비로 서서히 타결국면으로 들어서고 있어 향후 처리결과에 공무원과 지역주민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구청내 성희롱사건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던 구로구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지난11일 "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합동조사가 마무리된 후 지난10, 11일에 걸쳐 직협측의 의견이 적극 수용되어진 합의문이 작성되어 구청장결재후 서울시청으로 넘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성희롱사건에 대한 조사의견서인 합의문이 서울시로 넘어갔다는 것은 성희롱 가해자 정모씨의 가해사실이 인정된 것이며, 이에 대해 중징계가 이루어지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성희롱 사건이 공개된 후 휴가를 낸 정 모계장(서울시 지방행정직 6급)은 구로구청 공문서가 서울시에 접수된 지난11일자로 이미 보직해임된 상태다. 현재 파면, 해임, 정직 등의 중징계처분은 서울시 관할 사안으로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후 처분이 나기까지 두달의 기간이 걸린다.



이와함께 사건발생후 구로동내 모 동사무소로 인사이동됐던 성희롱 피해자 ㅈ씨(서울시 지방행정직 7급)는 본인의사가 반영된 곳으로 발령내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청 공무원 노조인 구로직협은 성희롱사건과 관련된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어느정도의 공식사과를 할지 지켜보고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입장" 이라면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태도에 따라 고소고발등 마지막결정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같은 성희롱사건은 서울시 25개 구청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며, 구로구청내에서는 지난2000년에 구로5동사무소 계장이 직원교육시 여직원들에게 '제비꽃' '접시꽃'이라고 꽃에 비유해 얘기한 것이 파문을 일으켜, '훈계'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구로구청 성희롱사건 경위=

구로구청 성희롱사건은 구로동내 동사무소분소에서 근무하던 주임급 여성공무원 ㅈ(39)씨가 상사인 분소장 정 모(50)계장으로부터의 성적희롱을 견디다 못해 지난3월부터 겪어온 고통을 담은 탄원서를 구로구청 공무원노조인 구로구공무원직장협의회에 제출, 지난 2일 구로직협 홈페이지에 공개되면서 드러난 사건이다.



이번 성희롱사건은 특히 피해자 ㅈ씨가 직협에 탄원서를 내기에 앞서 구청 감사담당관실에 이같은 고통을 호소했으나 , 구로구청이 성희롱을 당한 여직원만 다른 동사무소로 인사조치하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문책도 하지 않는등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면서 더욱 전국인 사안으로까지 크게 불거졌다.



ㅈ씨가 낸 탄원서에 따르면 "정 모씨는 지난 3월29일 밤 11시경 집으로 전화해서 'ㅈ주임을 얼마나 좋아하는 줄 알지' '파출소직원하고 어울려서 놀아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4월26일에는 사무실에서 '밤마다 나와 몸을 섞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는 것. 또 " 4월30일 남자직원과 대화를 나누던중 남자직원도 계장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거의 협박을 받다시피 'ㅈ 주임과 몇번이나 잠자리를 했냐'는 질문의 전화를 거의 밤마다 받아 괴로워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같은 동사무소 분소에 근무하던 ㅊ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ㅈ주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몇차례나 정 계장님으로부터 ㅈ주임과의 관계를 추궁하는 전화를 받아 화를 냈었다"고 확인했다.



이와관련 구로직협이 '진상조사대책반'에 이어 구로구청 감사당당관실 조사계 직원및 직협 대책반장등이 포함된 3인의 합동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양측에 대한 조사를 벌인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민주노동당 구로지구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등 9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3층 기획상황실에서 '구로구청 정모씨 성희롱사건과 축소 은폐기도에 대한 기자회견'등을 가지면서 구청측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해왔다.



------------------------------------< 양측 인터뷰>

■ 피해자측 ㅈ 주임 //



" 공개한 것 후회하지 않아"



성희롱 피해자인 ㅈ 주임(39)과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밤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

ㅈ씨는 이번 성희롱 사건으로 식사도 전폐할 정도로 심신이 대단히 약해진 상태이나 이번 사건이 공개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며 가해자 정씨에 대한 납득할만한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요즘 심신의 상태는 어떤가.

밥을 거의 못먹고, 탈진상태라 병원에서 링겔주사를 맞고 있다. 전화가 여기저기서 오고, 진술때문에 왔다갔다 하느라 병원에 입원할 상황도 못된다. 어제부터 조금씩 미음을 먹고 있다.



# 탄원서에서 밝힌 정 모계장의 성희롱내용은 사실인가.

4월26일 사무실에서 근무중에 (정 계장이) '몸을 섞는 꿈을 꾼다'라는 말에서부터 심지어... '강제로 끌고 여관에 가겠다'는 말까지 했다. 4월30일 옆에 남자직원하고 얘기를 하다보니 계장이 '나를 겁탈해라'라는 말도 했다고 들었다. 더 황당한 얘기도 들었다.



4월26일 그런 얘기를 듣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날 (정 계장에게)소리치며 나가라고 한 뒤, 사무실서 처리해야 할 업무는 많고 너무 무서워서 컴퓨터유지보수자를 불러 저녁까지 사주면서 8시까지 있게 했을 정도였다.



# 그 전에도 그렇게 표현했는가.

그 전까지는 노골적이지 않았다. (참고로 정 계장은 1월초 ㅈ주임이 근무하는 동사무소 분소로 발령받아 근무했다.) 지난3월29일 밤 11시에 집에서 첫 전화를 받았는데, 무지 좋아한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이날 옆에서 핸드폰소리를 듣고 있던 남편이 화가나서 (정 모씨를) 가만안두겠다며 난리였다. 아무튼 이날 이후 (정 계장에 대해) 냉랭하게 대했다.



# 이번 사건이 공개된후 심정은.

공무원생활 19년을 명예롭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으로 내 자신의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도 있겠지만 , 여론화해서 혼찌검을 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직협에) 여론화시키는 것을 허용했고, 담담하다. 이제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 사건발생직후 구청측이 취한 모 동사무소로의 발령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를 위해 선처해주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고싶다면 사전에 전화로라든가 얘기를 통해서라도 발령사실을 알려주었어야 할 것아닌가. 오히려 구청 인사계주임이 정 계장에게 내가 발령났다는 연락을 해준 것으로 나중에 들어 알게됐다. 가해자에게 오히려 전화를 해준것이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의 소감은.

자부심을 갖고 일해온 이 터전에서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사담당관실에 발을 들여놓을 때 내 깊은 마음을 헤아려줄 것이라 믿었는데 배신감과 억울함으로 다가왔다. 구청내 감사담당관실이나 총무과는 직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곳이어야 함에도 내부 고객에 대한 무시에 정말 화가 났다. 감사담당관실에서 직원들의 채워줄 곳을 채워줄 때 일할 맛도 나오고, 친절도 나오는 것 아닌가.



현재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과 6살된 아들을 둔 맞벌이주부 ㅈ 주임은 이번에 인사발령된 동사무소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라면서, 이번 사건의 여론화로 알사람들은 다 알텐데 어떻게 그곳에서 근무할 수 있겠느냐며 다른 곳으로의 발령을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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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자 측 // 정 모 계장

" 돌아버리겠다 "



사건발생후 사표를 냈다 다시 철회한 바 있는 정 모 계장은 현재 휴가계를 내 놓은 상태. 지난 13일 밤 전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내가 정신병자냐, 그런 말을 하게"라며 "돌아버리겠다" "제발 살려달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ㅈ 주임이 탄원서에 쓴 표현이 맞는가.

돌아버리겠다. 일부는 했는지 모르지만, 정신병자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그렇게 말하겠는가. 집안이 풍지박산이다. 미치겠다.



# 이번 사건이 공개된 것에 대해...

인터넷에 무조건 띄우기 전에 내게 한마디라도 했었다면...

돌아버리겠다. 제발 좀 살려달라. 살인을 했다면 목까지 내놓겠지만...



#사건 발생후 사직서를 냈다가 철회했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에 터지고 난 뒤 집과 핸드폰 전화가 빗발쳐 전화선을 빼버렸다. 부인은 식물인간되다시피하고, 그 때 내 심정이 어땠겠나. 너무 정신없어 하루 이틀있다가 도저히 굶어죽어도 못다니겠다 싶어 사표를 던졌다. 그날 저녁 직원들이 찾아와 정정당당해야지 그러면 그것을 수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 맞다는 생각이 들어 사표를 철회했다.



# ㅈ 주임에게 하고싶은 말은 .

사람이 무섭고, 인간이 무섭다.



# 앞으로의 계획은, 공무원 생활 등...

이 상태로 계속 근무하기 힘들다. 명예도 명예지만. 수습되면 그때 마음을 정리할 것이다. 뭐라 할 말이 없다. 너무 괴롭다. 제발 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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