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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잦은 현장지도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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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잦은 현장지도에 힘들어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0.12.0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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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옥 자 원장 (구로4동 ,새날어린이집)

 "예전에는 학부모 때문에 힘들었는데 요즘은 과도한 행정지도 때문에 힘들다니까요."


 지난 96년 구로에 들어와 15년째 같은 장소에서 새날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문옥자(44) 원장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여주는 뉴스를 다뤄줄 것을 구로타임즈에 요청했다.
 소방당국과 위생당국 등 부처별로 줄줄이 잡혀 있는 현장지도 일정 탓에 아이들에게 오롯이 투입되어야 할 여력이 당국의 손님맞이에 소진될 만큼 관련 업무가 과도하다는 게 문 원장의 설명이다.


 서울형어린이집 재평가가 이뤄지는 내년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후 재평가 서류를 준비하다보면 야근과 밤샘은 일상화되기 일쑤. 때문에 몇몇 어린이집은 이 시기 교사들의 퇴사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고.


 "학부모들은 낮에만 와보시니까 잘 모르시더라고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근무패턴이 얼마나 분주하고 바쁜지요. 혹 불시점검이라도 예고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사무실에 꼼짝 않고 있어야 해요. 구로타임즈가 작은 기사라도 이런 일정들을 알려주면 학부모들도 어린이집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십분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고되고 힘든 일임에도 무려 15년간 그녀를 어린이집에 붙들어 매준 힘의 원천은 바로 아이들이다. 아침에 어린이집 문이 열리면서 품에 안기려 뛰어오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기운이 솟구친다는 그녀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딸 은지(18)양도 그녀의 삶에 보석 같은 힘을 보탠다. 장애를 가진 은지를 키우면서 세상의 곱지 않은 시선과 직면해야 했던 그녀는 그러면 그럴수록 은지를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다른 집 아이들도 성심껏 돌보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곤 한다.


 "처음 여기서 어린이집을 열고 6개월쯤 됐을 때 너무 힘이 들어 손 놓으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우리 은지를 생각하며 그래, 이왕 시작했는데 나 자신을 믿고 아이들을 믿고 끝까지 해보자 라고 다짐하곤 했죠. 지금은 이 일이 천직이다 싶어요. 교사 복도 많아서 제 부족함을 채워줄 사람들이 딱딱 나타나주더라고요. 호호호."


 구로4동주민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문 원장은 "옳고 그름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언론의 가장 큰 역할로 손꼽는다.


 "구로의 환경정비는 많이 돼 있어요. 이제는 아이들 교육에 신경 써야할 때라고 봐요. 특히 공부 잘하는 상층부 아이들보다는 아래에 있는 아이들을 끌어올려 구 전체의 평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해요. 구로타임즈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각지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굴해서 지역사회의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거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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