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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육아일기 59] 죽는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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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육아일기 59] 죽는게 뭐야?
  • 강상구시민기자
  • 승인 2010.11.2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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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저 사람들 죽었어?"


 인터넷에서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하나를 다운 받아서 보고 있는데 미루가 묻습니다. 2달 전쯤에 미루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그전부터도 그랬지만 그때부터는 특히 미루가 '죽음'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책을 열심히 찾아봤더니, 죽음에 대해 자꾸 물어보는 건 무서워서라기보다는 호기심 때문이니까 잘 대답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애가 뭘 그런 걸 물어보니?"라고 하면서 대답을 안 해주면 아이의 호기심은 풀리지 않고 그냥 막연히 '죽음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빠 죽으면 하늘나라로 가?" "응" "근데 지난번에 왕할머니는 땅 속에 묻었잖아. 근데 거기서 나와서 또 하늘나라로 가는 거야?" 예리한 녀석.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합니다. "땅 속에서 좀 쉬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시는 가봐." 억지로 꿰맞춘 대답을 겨우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죽음에 대해 물어보면 막연히 하늘나라로 올라간다는 등의 이야기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숨을 쉬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게 되고, 그래서 더 이상 놀지도 못하게 되는 것' 정도로 말입니다.


 물론,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얘기를 해준다면서 "엄마도 아빠도 너도 결국은 죽게 돼"같은 식으로 공포영화처럼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아이가 괜히 무서워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미루 또래의 아이는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공포를 느끼지는 않지만 죽는 것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자기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공포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혹시나 아이가 "아빠도 죽어?"라고 물어보면 "아니야. 아빠는 미루 옆에 항상 있을테니까, 우리 평생 행복하게 살자" 정도로 얘기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며칠 전에 미루가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응 아빠도 죽지"라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미루는 이 대답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이긴 했지만 그래도 행여 불안함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면 사람 죽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때 잘 설명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괜히 아이가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미루가 물어본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미루야, 저 사람들은 진짜 죽은 건 아냐. 알았지?" "응." "저건 전부 가짜야. 저 피도 그냥 빨간 물감이고. 저 사람들 사실은 다 살아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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