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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에 흥미보일 때가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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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에 흥미보일 때가 적기
  • 강상구 시민기자
  • 승인 2010.11.1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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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이걸 네모로 바꾸면 '무'다 '무'"
 요즘 미루가 점점 글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저기 글씨만 보이면 자기가 아는 글씨를 찾으려고 눈을 굴립니다. 물론 맨 처음 관심을 가진 글씨는 자 기 름입니다. "아빠! '미'자는 어떻게 써?"


 "응, '미'자는 네모에 짝대기를 이렇게 그으면 되는 거야."
 제 설명을 듣고 미루는 네모에 짝대기를 종이에다 몇 번을 써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루가 쓴 글자는 이거였습니다. 'ㅣㅁ'.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자기 이름 이후에 또 시도한 글씨는 '우유'였습니다.
 "아빠 내가 우유 써볼게." 이러면서 자기가 쓴 글씨를 내밀었습니다. ' ??? ' 라고 적혀 있습니다.어쨌든 그 이후에 미루가 아는 글씨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아빠 저건 사자 할 때 '사'자다." "아빠 이거는 기린 할 때 '기'" "이거는 토끼할 때 '토'"
 글씨를 알면 알수록 재미가 있는지 자꾸 물어보기도 하고 자기가 직접 써보기도 합니다.  "아빠 내가 '아빠 사랑해' 그려 볼게." 엄마가 써준 '아빠 사랑해'를 보고 얼기설기 흉내를 냅니다.


 한 글자는 '써본다'고 하더니 글자가 여러 개 이어지니까 '그려본다'고 말하는 걸 보면 역시 아직까지 미루한테 글씨 쓰는 건 그림 그리기와 유사한 개념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글씨를 쓰라고 얘기하지도 않았는데도 점점 글씨에 흥미를 보이면 바로 지금이 글씨를 알려줄 때입니다.
 아이마다 발달의 정도가 다 다르고, 관심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미리 글씨를 알려줄 필요도 없고, 관심이 있는데 안 알려줄 이유도 없습니다.


 대신에 미루 처럼 5살쯤 되는 남자아이에게 글씨를 알려줄 때는 'ㄱ, ㄴ, ㄷ' 같은 걸 먼저 알려줄 게 아니라 글씨를 통으로 알려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ㄱ'과 'ㅏ' 가 만나서 '가'가 되는 것 따위를 알려주는 건 그 나이 또래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글씨 자체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글씨를 통으로 알려주되, 그 글씨가 들어 있는 단어를 여러 개 말해주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것 자체도 자꾸 글씨를 외우게 할 일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아이가 관심을 가진 한에서 해야 하는 일임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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